이 거래소에 관여된 핵심 인물 3인방은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것일까?
한때 세계 최고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름 날렸던 마운트 곡스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마운트 곡스의 초대 창시자는 제드 맥켈럽이라는 사람인데, 이 친구 블록체인 판에서 참 많은 족적을 쌓은 사람이다. 아니, 블록체인 이전에도 P2P 쪽에서 꽤나 굵직한 흔적을 남겼다. 그 옛날 ‘당나귀’라고 불렸던 P2P 프로그램을 기억하는지. 새천년 이후에 태어난 친구들이 아닌 이상, 누구나 한번 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어둠의 프로그램이다. 제드 맥켈럽은 당나귀 프로젝트 개발 참여로 이미 P2P 세계에 눈을 뜬 사람이었다.
이후 매직 더 게더링이라는 웬 카드게임의 P2P 교환소를 만든다. 그런데 카드 교환을 원 활하게 하려면 뭐가 있어야 할까. 그렇다. 화폐가 필요하다. 그리고 P2P니까 기왕이면 국 경없이 원활하게 유통이 가능하고, 국가의 간섭도 받지 않는 화폐가 좋을 터. 그래서 제드 맥켈럽은 신의 한 수를 둔다. 바로 업종을 비트코인 거래소로 변경한 것이다. 이때가 2010년의 일. 사토시가 비트코인 창조한 지 2년도 안된 시점이다. 그야말로 선점의 교과서. 더 놀라운 사실은 제드 맥켈럽이 마운트 곡스에서 손을 놓은 타이밍이다. 그는 2011 년 3월경에 마운트 곡스 사업을 마크 카펠레스에게 넘겨줬는데, 이 시기는 이미 비트코인이 소리 없이 1차 폭등하고 있던 때. ‘비트코인 피자데이’ 사건 때문에 비트코인이 매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가격이 수십 배 폭등했다.
2017년 떡상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상품이 한창 떡상 하고 있는데 거기서 손을 놓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그런데 제드 맥켈럽은 암호화폐 사업 중에서도 알짜배기인 거래소 사업을 선점하고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물론 맥켈럽도 책임에서 아예 벗어날 순 없어서 개인파산을 한번 신청하기도 한다. 이후 그는 리플 공동 개발자로 조인하고, 리플이 한창이던 때 리플을 나와 스텔라루멘을 창시한다. 박쥐라는 이야기와 함께 손절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는 평가를 받는 친구다.
그럼 이제 좀 안습한 친구 이야기도 해보자. 제드 맥켈럽한테 사업 넘겨받은 마크 카펠레스. 이 친구는 2011년 3월에 사업 넘겨받자마자 바로 그해 6월 875만 달러짜리 비트코인 도난 사건을 당한다. 그리고 2014년 2월에 그 유명한 ‘마운트 곡스 사건’의 중심에 선다. 갑자기 뜬금없이 비트코인 85만 개가 해킹당했다고 밝힌 것. 원화로 2조 원이 넘는 피해액수였는데, 곧바로 도쿄 지법에 파산까지 신청한다. 이후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인데, 해킹당하자마자 밝힌 사실도 아니었다. 약간의 뜸을 들이다가 발표한 것. ‘아! X됐다!’라는 의미에서 뜸을 들인 건지, ‘해킹으로 가장하고 돈 빼돌려야지’라는 검은 속내로 뜸을 들인 건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실제로 돈세탁업자하고 마운트 곡스가 결탁해서 돈을 빼돌린 것이라는 음모론도 있다.
아무튼 이 사건으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은 장기간 침체를 겪게 되고, 마운트 곡스에 암호화폐 넣어놨던 이용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일본에 있는 마운트 곡스 본사까지 찾아가서 내 돈 돌려내라는 시위도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올라가서 이때 물린 이용자들은 ‘바람직한 강제 존버’의 아름다운 사례로 남게 되어 버렸다.
이제 마지막 친구 근황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제드 맥켈럽이 손절 타이밍 기막히는 박쥐, 마크 카펠레스가 뭔가 되는 일 없어 보이는 안습한 친구라면 얘는 무서운 친구다. 시작부터 ‘정체 모를 고래’로 생태계 95%를 담당하는 플랑크톤 투자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한때 비트코인 떡락하면 다 이 친구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나중에 밝혀진 이 친구의 정체는 마운트 곡스 사건을 담당한 일본인 변호사 노부아키 고바야시. 85만 비트코인에 대한 배상금액의 키를 쥐고 있었던 실세 친구. 그렇지만 이 친구의 고래 놀이도 얼마 안 남았다. 2019년 10월까지 채무 배상에 대한 최종안을 제출하고 물린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상 세 친구 근황을 통해 어둠의 마운트 곡스 사건 소식을 짚어봤다. 앞으로도 어둠의 소식만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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