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고 또 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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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품어 왔던 나의 마음을
그에게 풀어놓기 위해
단단히 맘을 먹고
그를 찾아갔습니다.
정말 어렵게 물었습니다.
날 좋아하냐고…
그는 묵묵부답입니다.
다시 물었습니다.
내가 너에게 어떤 존재냐고…
또 묵묵부답입니다.
또다시 물었습니다.
너에겐 난
여전히 친구로만 불릴 수 있는데
왜 내게 너의 마음을 보였냐고…
그는 대답했습니다.
내가 언제?
두렵고 어려운 마음으로
힘들게 물은 나의 말을
몹시 무색케합니다.
그의 짧은 한 마디는
오래도록 내 가슴에 차갑게 박혀서
시리고 또 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