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어느 하루

클로드-체리와 함께한 웹소설, <루나리스: 끝나지 않는 심야방송>

by 노창범

최윤석 회장의 저택, 별채에서 눈을 뜬 민준은 멍하니 창밖의 아침 햇살을 바라봤다.

넓고 모던한 침실에는 최소한의 의류 외에 개인적인 물건이 거의 없이 호텔 객실처럼 정돈되어 있었다.


그래서 방구석 오래된 그랜드 피아노는 이 공간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 피아노는 민준의 어머니, 이수진의 유품이었다. 최 회장은 그녀의 사망 후에 이 피아노를 민준의 방에 두었다.

다만 연주는 허락되지 않았다.


민준은 넥타이를 매며 어젯밤 북쪽 구역 탐사를 떠올렸다. 분명 회사도 알고 있을 것이다.


"회장님께서 아침 식사에 반드시 참석하라고 하셨습니다."


문밖 관리인의 정중한 목소리에 민준은 거울을 보며 가면을 쓰듯 표정을 가다듬었다.


"화끈한 아침이 되겠어."



‘민준의 일상’


식당 긴 테이블의 상석에 앉은 최윤석 회장을 중심으로 좌우엔 첫째 최원석 부회장, 둘째 최성준 전무, 그리고 그들의 부인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최 회장은 신문을 반쯤 내리며 식탁 끝의 민준에게 물었다.


"민준이 너, 북쪽 구역에 관심이 많다는 소리가 들리던데?"


식탁의 공기는 싸늘해졌다.


"20주년 행사 준비 때문에 전체 시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북쪽 구역도 그중 하나고요."


민준은 평소처럼 예의를 갖춘, 무심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이~ 참, 이제 아버지라 부르는 게 어떨까요?"


원석의 부인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한껏 끌어올린 하이톤으로 말했다.


"습관이라서요."


민준은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네가 방송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소문이 있더군."


성준이 빵을 자르며 끼어들었다.


"그 낡은 시설에 뭐 특별한 거라도 있는 거냐?"


침묵이 흘렀다. 민준을 제외한 모든 이들의 시선이 최 회장의 입을 향했다.


"시설관리팀에 파견을 보낸 건 루나리스에 대한 애정을 키우라는 뜻이었다. 아직 멀었구나."


최 회장의 차가운 말에 냉소 어린 시선들이 민준을 스쳤다. 마치 이방인을 보는 듯한 눈빛들. 민준은 무표정하게 커피잔을 들었다.



‘서연의 일상’


"오늘은 특별히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프랑스 인상주의부터 시작해 볼까요? 첫 곡은 모리스 라벨의 <물의 유희>입니다."


서연의 밝은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호수공원에 울려 퍼졌다.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동안 서연은 창밖을 바라봤다. 벤치에서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을 발견한 서연은 미소를 지었다.


‘평화롭네. 낯설어…’


하지만 음악이 끝날 무렵, 서연의 귀에 불길한 진동이 스며들었다.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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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기자, 마케터,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현재는 AI를 통한 창작의 확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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