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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현지 May 30. 2024

[Prologue] 런던 빼고, 영국 여행

[런던 빼고 영국 여행] 시작하며...




이번 새 매거진 <런던 빼고 영국 여행>의 프롤로그를 열어 준 위의 그림은 몇 해 전, 부모님과 유럽 여행을 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출간한 ‘황혼의 유럽 여행 스케치’ <당신들의 유럽>에 삽화로 넣은 그림이다. 영국의 대표 명물 ‘빅 벤’ 앞에서 당시 ‘사위투어’ 가이드였던 나의 남편이 내 부모님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어 주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이 그림을 직접 그리면서, 물론 작은 디테일이 많은 빅 벤에 가장 큰 공을 들였고 또 그리기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무엇보다 그리기 힘든 것은 ‘사람들’이었다. 빅 벤 주변 거리에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 빅 벤을 위시하여, 런던 아이, 버킹엄 궁전, 타워 브릿지, 트라팔가 광장 등등 유명한 곳이 수도 없이 손에 꼽히는 런던은 근사한 도시지만, 너무 복잡해서 다소 정신없는 곳이기도 했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떠나야 했던 유럽 여행은 영국의 다른 도시들을 돌아볼 시간을 내게 허락하지 않았고, 그래서 영국은 내게 런던으로 대표되며, 운치 있고 멋스럽지만 복잡한 도시, 선진국의 발전된 이미지로 남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좋은 기회로 나는 가족들과 영국 바스(Bath)에서 약 1년을 지냈고, (영국 바스에서 어쩌다 살게 되었고, 어떻게 지냈는지 하는 이야기는 필자의 에세이 <낯선 계절이 알려준 것들>을 참고하시길!), 잉글랜드 남서부의 작은 도시 바스와 그 외 영국의 다른 지역들을 돌아본 후의 나에게 영국은 다른 이미지의 나라가 되었다.

이전에는 영국 하면 런던과 함께 바쁘고 복잡하고 발전되고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면, 이제는 차도 옆으로 펼쳐진 초록빛의 들판과 고풍스러운 건물들, 고즈넉한 거리, 그런 것들이 더욱 쉽게 떠오른다.


내 머릿속에서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유명한 런던을 지운, 영국의 지방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자주 소개하는 런던 말고, 영국의 다른 지역들을 <런던 빼고, 영국 여행>에서 찬찬히 풀어내 보려 한다.

다만, 여행 가이드북처럼 여행 정보나 팁을 전달하고자 하는 글이 아니므로 지난 여행의 사진첩을 정리하듯 사적이고,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된 편파적인 여행이 될 것이니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한다.




[런던 빼고 영국 여행] Prologue,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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