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브런치

혼자 먹는 브런치

남편은 브런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때에 따라 다르다.

내가 브런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분위기' 때문.


그 느긋하고 여유 있는, 브런치가 주는 느낌.

예쁜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평범한 한식이 아닌 이국적인 음식을 먹으며 느껴지는


그 '분위기' 때문.


하지만 남편은 맞춰주지 않는다.

브런치 음식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샌드위치와 소세지, 풀때기 따위를 늘어놓고 만원 이상 받는 꼴이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중국음식은 좋아한다.


오늘 아침.

나는 브런치가 땡겼다.

요새 남편은 일을 잠시 쉬고 있어서 시간이 많다.


오전 일곱시에 일어나 글작업을 마친 나는

남편을 꼬셔낼 예정이었다.


"자기야. 토스트 먹으러 갈래?"


브런치라면 치를 떠는 남편을 꼬셔내기 위한 방편으로 토스트를 제안했다.


"흠. 귀찮은데."


집에서 거북이처럼 늘어지게 파자마 있고 있을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난, 오늘 아침

당신과 그 브런치가 주는 여유를 느끼고 싶다고!


"토스트 좋아하잖아."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브런치 먹으러 가고 싶었거든.

그런데 브런치 자기가 싫어하는 거 아니까 급을 낮추고 낮춰서

토스트로 합의본 건데 그것도 싫다고?"


남편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정말 싫다는 뜻이었다.


대신 점심에 나가먹자고 했다.


아니!

점심이 아니고

브런치를 먹자고!

롸잇 나우!


에잇!

전화를 끊어버렸다.

기대를 하지 말아야지.


문득,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스타벅스라는 걸 생각해냈다.

그래. 여기서 나만의 아침 식사를 즐기는 거야.

남편은 잊어버리고.


나는 아메리카노를 재주문하고 치즈베이글과 크림치즈를 시켰다.

마이 페이버릿 푸드 베이글!

그리고 크림치즈!


그래, 감정적으로 의지하지 말자.

인생 혼자살다 가는 거야.

야무지게 먹어야지!!!!!!



KakaoTalk_20220419_091744586.jpg 오늘 나의 아침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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