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학기 학회에서는 문자학에서 그라마톨로지로의 다양한 접근법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지도 교수님의 학문적 배경이 언어학 그중에서도 기호학이다 보니, 자연히 이에 대한 행사나 학회경험할 기회가 많다.
단순히 문자가 소리값을 기록하는 수단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차원적인 역할을 지니며, 이를 초학제적, 초문화적,초매체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음악을 하는 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희대의 독서가로 불리는 마츠오카 세이고도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의 대화에서 “Art가 유목적, 문자는 정주적(定住的)이라면, 아티스트에게는 정주-유목적인 문자가 붙은 예술사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 이야기 하지 않았던가!
발표내용 중에서 인상적인 것들을 소개하자면,
우선 한자를 ‘도를 싣는 그릇’으로 표현하고 몸과 뇌, 마음의 그래피즘으로 해석하여 문자와 사상을 함께 통합하여 보여주는 시도였다.
참고도서로 소개한 심볼과 기호로만 지은 쉬빙의 ‘글자가 하나도 없는 책’역시 신선했다.
또한 영화 이미지 읽기에서 소개된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참상을 직접 보여주지 않지만 볼 수 밖에 없는 공포와 바로 들리지 않지만 영화 전반적 기저에 깔린 소리가 주는 두려움이 얼마나 큰 지, 잘 보여주는 예시였다.
실제, 문자학(Grammatology)과 브랜딩을 연계시켜 어떻게 서사와 철학을 시각체계화하는지 보여준 사례도 매우 흥미로왔다. 서사가 주는 힘은 크다. 단순한 공간도 공간에 대한 서사가 붙으면 그 기억이 공간(Place)을 나만의 장소(Space)로 만든다. 걷기의 서사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에 지닌 의미의 파시즘을 경계해야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 역사 시사하는 바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