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세이소설
소년에게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글을 쓴다는 것. 그 꿈을 말하는 순간 놀림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가난했고, 공부도 못했고, 세상에 혼자였다.
“네가? 네가 글을 쓴다고?”
분명한 것은, 세상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당신이 짐작하는 것보다 더욱 가난했고, 우리 모두가 천재는 아니었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공부도 못했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만 소년은 너무 일찍 혼자가 되기도 했다. 그런 소년에게는 꿈 자체가 사치였고 부끄러움이었다. 그래서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꿈은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청년이 된 소년은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꿈을 잊지 않았고 결국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음에도 이제 중년이 된 소년은 아직도 쓰고 싶은 글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1997년 <마지막 여행>이라는 제목의 인도 여행에세이를 출간했다. 책이 출간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인도를 여행했으며 인도는 내가 여행했던 나라 중에서 가장 오래 머문 곳이기도 하다. 남들은 내가 인도를 매우 사랑하는 줄 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인도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나라다. 흔히 애증이라고 하는 그런 존재다.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몇 년 후 다시 인도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를 반복했으니까.
이곳에 담길 글들의 상당 부분은 <마지막 여행>을 바탕으로 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금 새로운 글쓰기를 해볼 생각이다. 98%의 진실과 2%의 허구. 그래서 세상에 없던 말을 만들었다.
에세이소설
자기고백 문학인 에세이와 허구인 소설이 어느 지점에서 접목될지는 천천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실, ‘98%의 진실과 2%의 허구’라고는 했지만 어쩌면 100%의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에세이, 그중에서도 여행 에세이는 ‘여행을 빙자해서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년이 결국 작가가 된 것처럼 이제 당신의 눈물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여행에서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도 위로받기를 원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춘설이 내리는 날
유목여행자 박동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