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만나
흔히 둘째는 첫째보다 빨리 나온다고 했다.
알싸한 진통이 시작되자 나는 급히 가방을 챙겼다. 시계를 보니 11시였다. 우리는 아침도 먹지 못한 채 남편은 배고픔으로 배를 부여잡고, 나는 진통으로 배를 부여잡으며 병원으로 향했다.
“아직 3cm 밖에 안 열렸어요. 빨리 오셨네요.”
“아, 네. 둘째는 더 빨리 나온다고 해서요.”
간호사가 나가고 나는 남편에게 점심을 먹고 오라고 했다.
남편은 혼자 괜찮겠냐며 마치 이 자리를 뜨면 평생 원망을 들을 것 같은지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사이 엄마가 도착했다. 남편은 그제야 밥을 먹으러 갔다.
두 번째 내진을 위해 간호사가 들어왔다.
“산모님 괜찮으세요? 지금 자궁문 다 열렸어요!”
엄마는 급히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은 바로 병원으로 복귀했고, 무통주사를 맞아 힘을 못쓰는 나를 보자 머리를 번쩍 들어주었다.
그 순간 둘째가 발사되듯 태어났다. 아, 로켓 같은 그녀.
여전히 잊지 못할 보랏빛의 소중한 내 딸을 마주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