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으며 먹는 해물라면에서 찾은 위로
그날 아침 제주도에는 비가 왔다.
전날 밤 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카라반에서 잠을 잤고, 후드득 내리는 비에 눈을 떠 그저 아침을 어디에서 먹을지 고민했다. 11시 즈음 우리는 카라반을 나서며 근처 식당을 검색해봤다.
사실 우리가 제주도에 간 이유는 둘째가 생기지 않아서였다. 1년 동안 우리 부부는 둘째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중간에 유산을 하며 큰 아픔을 겪었다.
“오빠 우리 인생에 둘째는 없나 봐. 속상한데 제주도나 가자.”
그렇게 우리는 제주도에 오게 된 것이다.
검색을 거듭한 끝에 우리는 해물라면 파는 곳을 발견했다. 거창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 메뉴였다.
그곳에 도착하니 왼편은 카페로, 오른편은 식당으로 쓰는 곳이었다. 사방이 나무인 오두막 같은 식당에서 우리는 별말 하지 않고 나무로 된 천장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그저 해물라면을 먹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의 식사는 잊을 수가 없다.
그곳엔 단지 나와 내 아들, 내 남편이 있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