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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잘하고 있을까?
나는 계속 마케터를 해야할까
열심히 일상을 보내는 순간순간 멈칫하게 되며 스스로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나는 지금 어느 지점에 서 있는거지? 사회 초년생이라면 대학선배나 친구들에게 물어보지만, 어느덧 연차가 쌓이고 산업군, 육아 등 나만의 특수한 상황이 생기게 되면 이제는 그 공감대의 결에서 물어볼 사람은 점점 더 희박해지게 됩니다.
과거의 커리어패스는 비교적 정해진 길이 뚜렷한 편이었습니다. 꾸준하게 회사를 다니며 서서히 규모가 큰 회사로 jump up을 하면서 차곡차곡 직책/직위를 높이며 자연스럽게 연봉도 챙기다 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커리어 계획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으라 정도로 예기치 않는 우연으로 결정이 됩니다. 실제 좀 크롬볼츠 스탠퍼드대 교수는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의 진로를 조사한 결과, 자신의 계획대로 성공한 사람은 20%에 불과했습니다. 80%는 우연히 만난 사람이나 예기치 않은 일들이 기회가 되어서 성공하였습니다.
이 말을 곱씹어 보면 분명 쓸데 없는 경험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따라오는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은 쓸모 없는 건가?
이번에는 바로 이러한 고민들을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비공개 스터디모임 이없스의 다양한 배경의 커리어를 가지고 계신 평균 10년차 마케터분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고민을 나눠보았습니다.
from. 조명광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디지털 컨설팅 DTTREES와 콘텐츠 기획/생산을 하고 있는 CONACE의 대표이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조명광이라고 합니다. 제 20여년간의 커리어의 이야기가 모쪼록 여러분들의 고민에 좋은 단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자리에 섰습니다.
99~00년
이당시 저는 PD를 꿈꿨던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때 새롭게 신설된 PD과정을 듣고, SBS에서 일을 했지요. 수습으로 조연출 업무를 하며 광고 실무과정에 좀 더 관심을 가지던 차 세종문화라는 당시에 광고산업내 입지가 높은 회사에서 일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루 22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열심히 일을 하며 일을 배워나가던 중, 회사가 정리되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제작보다 기획에 좀 더 역량이 있다며 다음 회사를 소개해 주시게 됩니다.
00~15년
그렇게 신세계백화점에서 현재의 정용진회장에게 당시 면접을 본 뒤 인사 업무 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 마케팅에 관심이 생겨 국내 최초로 CRM이란 개념이 도입된 팀에서 업무를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하게 하며 외국에도 연수도 다녀오는등 마케팅에 대한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10년차가 되고, 직장인으로서 커리어를 쌓는게 맞는지 고민이 많을무렵 현대캐피탈의 오퍼를 받아 이동하게 됩니다. 당시 프리미업고객들을 위한 고객전략,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합니다.
신세계에서 그나마 제 적성에 맞는게
마케팅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직업인이 되고자 했습니다.
끝까지 마케터로 살아야겠다.
직장인으로 삶의 끝이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 뒤, 다음의 커리어를 고민하기 위해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가 터지며, 한국에서 석사공부를 진행했습니다. 향후 GDP가 높아지며 사람들의 레저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거라 생각하여, 노는 것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이후 삼성에서 프리미엄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한 뒤 독립을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경영컨설팅 회사의 대표이자, 겸임교수로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써 본적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나온 뒤 마케팅에 대한 생각들을 브런치에 글로 적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뭔가 거창한 느낌보단 고민 많았던 마케터로서의 자신의 이야기를 적고, 공감대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그 중 몇몇 글들은 사람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게 되어 10만 이상의 조회수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첫책인 21일 마케팅이란 책이 나오게 됩니다.
이후,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마케터가 매주 꾸준히 글을 쓰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란 말을 듣고 자극을 받아 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52일간 에세인듯 일기인듯 자신이 생각하는 마케터로서의 이야기들을 썼고, 그 글이 세상에 나와 호모마케터스로 출판되게 되었습니다.
이때, 시리즈로 나오는 책인 마케팅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책도 인연이 되어 출판 원고를 작성하여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커리어패스를 이렇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의 20년을 이번 기회로 돌아보게 되었을때, 저는 신세계에서의 커리어 때 약 20년후 내 모습을 그려 보았고, 마케터전문가란 말이 있을때 그게 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많은 대표들이 빠지기 쉬울 수 있는 현업에서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사례들을 보며 학습을 하고자 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제게 이없스는 소중한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R(Realization) = V(Vivid)D(Dream)
생생하게 Vivid 꿈꾸면 Dream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Realization
(출처 : 꿈꾸는 다락방 - 이지성저)
이렇게 말씀을 나누고 보니 아래의 화두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직장이신가요? 직업인이신가요?
커리어패스는 만들어지는 걸까요? 만드는 걸까요?
운7기3, 운9기1, 운9복1, 여러분은 어디에 해당할까요?
이하 내용은 익명으로 질문하고 집단지성으로 현장에서 여러 마케터 분들께서 답변을 하신 내용입니다. 단락별 내용으로 구분하시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강의ok. 학벌? 성장?
강의가 꽤 큽니다. 대학원을 다녀와서 학위를 수여 받으면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대외적 자격을 획득하느냐의 의미가 좀 더 큰 것 같습니다. 실제 그런 목적으로 들어오셔서 수업을 들으시는 분들도 보게 됩니다.
만일 사회에서의 학벌적 관점에서 서열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하시는거라면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학부순으로 많이 보는 것으로 생각되지 석박사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다고 생각이 듭니다.
전문성관점에서는 조금은 늘어날 순 있어도 업무적으로나 인생적으로 파격적 성장은 힘들것 같습니다.
호기심, 실행, 꾸준함
호기심이 중요합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야 관심있게 주변의 사건이나 환경을 주의깊게 보고 발생 원인과 현상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인사이트는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공부하기 제일 좋은 나이는 30대라고 생각하며, 다양한 인사이트를 아카이빙하는 툴을 찾아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행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탐색이 눈요기로만 끝나선 안됩니다. 정보에 대한 습득을 지식의 만족으로 마쳐선 좋지 않습니다. 뭐든 작은 실행이라도 해 봐야 비로소 내것이 됩니다.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콩나물이론처럼 즉각적인 정보의 습득이 바로 DB화 되지 않습니다. 계속적으로 많이 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누군가 30년을 재직하면 대표 혹은 그에 준하는 자리를 준다고 보장한다면 그에 맞는 사람이 있겠지만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남아서 좋을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직하면 무조건 연봉이 오를거란 생각은 마세요. 50%이상 연봉 상승이 되기도 하고 역으로 연봉을 깎고 들어갈때도 있습니다. 오히려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집중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다른 업무를 도전하고 싶어서 이직하는거라면 말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모색하는건 지금 회사에서 시도하는게 확률이 높을 수 있습니다. 만일 님이 A라는 일을 하시다가 B라는 일을 하고 싶어서 이직을 해도 다음 회사에서는 커리어가 A만 있기 때문에 그걸 시킬겁니다. 결과적으론 더 커리어가 이직할수록 좁아들 수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여정이라 생각하고 추천드립니다. 저 또한 10년동안 6번 이직한 사람인데요. 대기업, 중소기업, 국내기업, 외국계 등을 다니면서 나와 맞는 회사, 내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게 좋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직장을 꾸준히 다니면 연봉상승의 Cap이 정해져 있어 상승폭도 적은데 이직할 수록 오르는 연봉의 보너스는 덤이구요.
대표관점이 궁금할 것 같아서 답변드립니다. 요즘에 이직을 많이 하는 추세이긴 합니다. 하지만 회사당 얼마나 재직하셨는지는 확인합니다. 사실 한 회사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더 많은 업무의 기회를 주는 것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변화를 위할때 바꿔야 하는 세가지 요소는 사람, 시간, 환경입니다.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바꿀수 있는게 이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직이라는 행동의 의미도 나를 과연 건강하게 변화시켜줄 수 있는 곳인지를 판단하는 차원에서 탐색해 보신다면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가지 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렇게 세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출처 : 난문쾌답 - 일본의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
미리 고민을 많이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육아중인 커리어우먼입니다. 삶은 불확실성의 연속이지만 출산이야말로 낳기전까지는 절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실제 주변에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분도 출산 후 일을 더 하고 싶어하는 분이 있고, 그 반대로 아이를 정말 좋아하지 않는데 전업주부로 재능과 적성을 찾아 행복하게 사시는 분이 있습니다. 아이를 낳아봐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임신-출산의 기간동안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바닥까지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생깁니다.
다만, 아이를 가지겠다고 결심하셨으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회사를 다니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아이를 키우면서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전보다는 늘어났습니다.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육아휴직을 썼던 아빠입니다. 아이와 함께 손잡고 어린이집을 갔던 기억은 너무나 행복하고 재미있던 경험입니다. 정말 앞의 분 말씀대로 아이를 낳아봐야 알 수 있는 세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차가 쌓여가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역량이 아닌 관리일 수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냉정히 역량은 아닙니다. 나이와 비례하여 점차적으로 높아지는 처우는 결국 팀원들을 잘 활용하여 탁월한 팀단위의 성과를 내길 원하지, 탁월한 개인의 성과를 원하지 않습니다. 만일 개인의 탁월함만으로 회사에게 설득한다면 스스로가 회사 내 입지를 좁게 만드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이드 잡ok. 스터디?
저 또한 순환보직이었습니다. 보상을 받고 책임감과 압박을 가진 상태에서 미션을 달성할 때 성장이 실질적입니다. 그러한 부담감이 없는 상태에서 스터디 참석등의 방식으론 마음의 위안만 얻을 뿐 실질적 성장은 가지기 힘듭니다. 현업을 해 봐야 감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여름 전에 사세요.
경제적인 질문에 맞는 답변은 아닙니다만, 돈도 벌어보시고 판단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정 이상의 보상을 받아보면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본질적으로 고민하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꿈과 이상을 이루는 것이 그 의미일 수도 있구요. Exit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위의 질문들 중 하나의 주제로 함께 논의를 해 보았습니다.
10년 후의 마케터(나)는 어떤일을 하게 될까?
이번 스터디시간을 가지며 느끼는 것은 다들 각자 다른 연차, 산업군,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본연의 고민은 참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가깝게도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의 커리어 고민은 어떤것일까요?
언제든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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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 마케터 커뮤니케이터 비공개 모임
#이름없는스터디의 2023년 3월 25일 스터디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당일 스터디는 온오프라인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이없스는 현업 마케터, 커뮤니케이터들의 커뮤니티로 격주 토요일 오전마다 진행됩니다.
- 글쓴이 : 오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