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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난 Sep 12. 2022

광고회사에 가고 싶다는 마음

이런 분들을 찾습니다



얼마 전 주말에는 부산에 다녀왔다


몇 달 전 마음이 긍정과 용기로 가득했던 어느 날

부산국제광고제 강연 요청 메일에

마, 그렇게 하입시더! 하고 답메일을 보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원래는 온라인으로 치러질 광고제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오프라인으로 변경되었고

8월 말에 부산에 갈 수 있다는 사실에는 상당히 신이 났지만

강연 준비는 마냥 신나는 일만은 아니었고

그날이 실제로 이렇게 빨리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올해는 사내에서도 몇 번 강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같은 주제를 변주해서 말했다

<듣는 사람을 위한 기획서 쓰기>


기획서를 쓸 때 많은 경우

생각하고 쓰고 고치고 쓰고 다시 고치고 쓰고

이 과정에 빠져들다 보면

기획서는 언제나 듣는 사람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글쓰기라는 것을

잊을 때가 많다는 문제의식으로 시작해서

메일을 쓴다는 마음으로 듣는 사람을 생각하며 기획서를 써보자!

라는 느낌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 주제는 사람들 앞에서 말해볼수록

상당히 모험적인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왜냐하면 듣는 사람들이 듣는 도중에


-

어라? 그렇다면 이 강의는 듣는 사람을 위한 강의인가?

아닌 거 같은데? 제대로 전달되는 느낌이 아닌데?

그렇다면 이 연사가 하는 말을 믿어도 되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ㅎㅎ..

그래서 부산행 기차에서,

그리고 해운대 앞 비즈니스호텔에 마련된 책상머리에 앉아

리허설 직전까지 강의안을 여러 번 고쳤다

오시는 분들이 학생일지 직장인 일지 광고인 일지 광고주 일지

온다면 몇 분이나 오실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강연이 가장 필요할 거라 생각되는

미래 광고인들을 위한 내용을 더 넣었다


그리고 리허설을 마치자 긴장이 됐다

수년간 한 달에 한두 번씩은 어쩔 수 없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광고제를 보러 미리 부산에 와있던 회사 후배들이

기어코 강연장까지 와서 응원을 해줘서는

더 긴장이 되었다

안돼... 너희들이 보고 있으면.. 안된다고...


그리고 20분이 지나갔다

백 명 정도의 청중들 사이사이에는

눈을 반짝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 끄덕끄덕 해주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 눈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 눈들이 강연이 끝나자 손도 번쩍번쩍 들어 질문을 해주었다

마이크를 꼭 쥐고 반듯하게 선 모습을 보자 내 자세도 반듯해졌다


수년 전부터 광고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도무지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3년 차는 말할 것도 없고 5년 차 10년 차도

광고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이제 너무 없어요

그 많던 반짝이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경력자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은

신입을 꾸준히 뽑지 않은 기성 광고인들의 잘못이다

한 번도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경기를 탓하며

많은 회사가 신입을 제대로 뽑지 않았고

수년 전 신입을 뽑지 않았으니까 수년 후 경력자는 없게 되었다


늘 뭐 좀 새로운 거 없나 트렌드를 찾으면서

주변 돌아가는 것에는 둔감해서

좋은 인력들이 새로운 업종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두 손을 놓고 보고 있었다

오래전 우리가 광고회사를 오려고 했던 때처럼

이 업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 차고 넘칠 줄 알았다

'이 업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강하고 소중한 것인지 잊고 있었다

20년 가까이 광고회사를 다니고 있으니까

이 업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들이 더 이상 많지 않다는 것은

나의 책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에서

부산은 물론 부산보다 더 먼 곳에서부터 와서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새삼스럽게 이 시간이 정말 소중했다

그 단단한 마음 그대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마지막 인사로

저희 회사에서 또는 다른 곳에서라도

꼭 동료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무엇을 배웠냐면

강연에서 지식의 전달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연대감을 키우는 것이라는 거다

그리고 조금 더 이것을 잘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말인데요.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또는 주변에

이런 분들이 계실까요.


광고회사에 오고 싶은 분들,

기획서 쓰는 법, 아이디어 발상법을 배우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는 분들,

특히 지방에 사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궁금한 것, 거주 지역, 현재 직업(학생, 전공 등)을 포함해서 댓글 달아주세요.

친구들을 꼬셔서 연락 주시면 더욱 재미있을  같고요.

서울에서 멀수록 좋습니다.

저는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사례는 주변 여행지를 추천해주시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카피라이터 경력 9년, AP 경력 10년의 광고인이고요.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꾸려서 갈게요!

다단계 아니고요. 가입이나 물건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긴장이 되고요

여러분 졸지 마시고요

다음날 새벽 배낚시 갔고요 0마리 낚았어요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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