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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Sep 24. 2022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피카소, 그리고 그들

파리의 그들이 과천에 흔적을 남기게 된 까닭은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제주도민에게 과천은 멀다.

서울 살 때도 평생 세 번밖에 안 가본 과천인데 제주에서부터 가려니 더 낯설다. 그래도 가야만 했다.

이건희 컬렉션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늘에서 우연히 찍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랜드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이라니, 큐레이터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로맨틱하다.

이건희 컬렉션답게 예약제로 운영된다. 현장접수도 가능하지만 꽤 기다려야 한다. 예약은 아침 9시에 오픈되며 2주 후까지 오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누군가가 오후 3시에 티켓을 취소해도 다음날 아침 9시에 그 티켓이 오픈되는 신기한 시스템이다. 이건희 컬렉션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1 회차당 인터넷 예약으로는 최대 70명, 현장 접수는 30명으로 30분의 간격으로 인터넷 예약 입장과 현장접수 입장이 다르다. 예약시간보다 20분 늦으면 입장이 안 되는 건 아마 이 때문인가 보다.



이번 전시는 회화 작품은 7점,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 90점을 소개하는 전시로 대중에게 익숙한 회화 작품보다 도자 작품이 많은 독특한 전시였다. 큐레이터는 이 전시를 모네와 피카소로 꼭지를 뽑았는데, 나는 전시를 보고서는 피카소가 다 했다고 생각했다. 모네의 작품은 <수련이 있는 연못> 한 작품인데, 그 이유로 모네를 꼭지로 가져온 것은 조금 한국의 대중들을 의식했다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시장은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이라는 말에 걸맞게 꾸며져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 시대 파리의 어두운 밤거리 조명 아래를 거니는 기분이 든다. 중앙에는 거대한 거울 기둥과 도록이 놓인 테이블과 의자들, 그리고 그 시대 파리의 전경 사진 등이 배치되어 있고 그 중앙 원형 공간을 따라 피카소의 도자 작품들이, 그 바깥 벽면에는 샤갈, 달리, 피사로, 모네, 고갱, 르누아르, 미로의 회화 작품들이 걸려있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전시 공간에 놀라고 그 뒤에는 피카소의 도자 규모에 놀랄 것이다. 피카소가 가지고 놀았습니다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많은 도자 작품들이 아름답게 구성되어 놓여 있는데, 이 도자 작품을 모은 컬렉터의 취향을 훔쳐보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 많은 피카소의 작품 중 도자 작품을 이렇게나 모았다는 건 컬렉터의 의도라고 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 외 회화 작품은 이 전시회의 스토리텔링과 작가들과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큐레이터의 의도이지 컬렉터의 의도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 정말 파리의 작가들의 관계성을 보기 위해 순진하게 전시회를 오려는 생각이라면, 과천은 너무 멀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피카소의 도자 작품이 국내에서 이렇게나 공개되었던 기회는 내 기억상으로 전무하다. 피카소의 놀라운 예술 감각이 보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전시다. 나는 파블로 피카소라는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특히 그의 도자 작품을 특히 좋아하고 있어서 매우 좋은 전시로 기억에 남았지만 그의 재기 발랄하고 위트 넘치는 도자 작품들이 취향이 아니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번 전시명을 고쳐주고 싶다. 피카소 그리고 파리에서 스쳤을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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