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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스 Jan 09. 2020

나눔의 맛은 무슨 맛인가?

진심, 소통, 그리고 논스

“너도 이거 먹을래?..”


“응. 뭔지는 모르겠지만 먹을래..”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를 받아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리며 다시 스크린을 응시한다. 초콜릿이다. 그래 초콜릿은 나눠 먹어야 맛있는 거지. 계속 오물거리며 보고 있던 엑셀 시트 파일을 계속 보는데, 뭔가.. 느낌이 달짝지끈허다. 혀만 달짝지끈 한 줄 알았는데 몸의 다른 부분이 달짝..지끈한 것이다.     


무얼까..     


뭔가 부드럽고 달콤한 것이.. 참 글감으로 쓰기 좋구나.     


그래, 이번엔 이 달짝지끈함에 대해 써 봐야겠다


.

.

진정한 선행은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내가 참 좋아하는 옛말이다. 입히고, 덮이고, 멕이나 거기에 기대지 않고 공을 주장하지 않으며 그러기에 일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지난주 고향집에 있으면서 부모님 어렸을 적 사진을 펼쳐 보았다. 요즘 흔하디도 흔한 셀피는 없고 대부분 친구들이랑 밥을 먹거나 소꿉장난을 하거나 서로 껴안고 있는 그런 사진들이다. 아빠 어렸을 때는 니 밥, 내 밥이 없었다고 한다. 없어서 나눴는지 나누고 싶어서 나눴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신다. 무튼 모든 것을 나눴다. 책도 나누고 옷도 나누며 고아는 양자로 삼았다고 한다. 하긴, 나 어렸을 때만 해도 집에 엄마 아빠가 없으면 옆집이나 친구 집에 가서 밥을 먹거나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친구 부엌에서 친구 가족들과 겸상하는 것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적이 없었다. 


우리 집안도 대대적으로 남의 자식 키워준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 난 원래 다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 전래동화에서 선비들이 그냥 지나가다가 아무 가정집에 들려서 밥 먹고 자는 것이 별로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었던 것 같다. 밥을 먹다가도 누가 오면 국에 물을 더 떠 넣어 같이 먹었다는 우리의 ‘국물문화’도 전세계적 문화인 줄 알았었다. 성인이 된 지금 와서 보니 참 특이하다고 생각되지만..     


하지만 더 특이한 것은 이 딴 나라 같은 말이 불과 몇십 년 전의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그런 전통을 유지했던 시간만을 따지면 그것이 오히려 “정상”이고 지금이 “비정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제시대에 아동청소년기를 보내고 6.25 낙동강 전투에 참전하며 그 뒤따른 산업혁명과 군부정권을 모두 살갗으로 경험한 할아버지가 여전히 살아계시는 것만 봐도 이 땅이 얼마나 격동의 시기를 겪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정상”이 “비정상”으로 변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그런 격동의 시기 말이다.


뜬금없이 고향 집과 근현대사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나눔’의 전통이 우리 무의식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고, 반짝 도시발전을 하였다고 바로 잊혀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언급하기 위함이다. 문화는 삶의 방식이자 그 민족의 ‘혼’이라고 한다. 수만 년, 수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문화는 단숨에 바뀌지 않는다.     


각박하게 도시에서 ‘나’ 홀로 생존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하며 살다 보면, 어떤 가슴속의 결핍이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 본토에서 태어나 지극히 객체중심 게르만어인 ‘영어’만을 모국어로 습득하였으면 모를 일이지만, 최소한 태어났을 때 ‘한국어’에 노출된 사람은 대체로 그렇다. 아니, 그냥 인류가 그렇다고 믿고 싶다. 끝도 없이 외적으로 발전하는 환경 때문에 내적 마음의 문을 열기가 더더욱 어려워져서 그렇다고..


논스도 처음부터 ‘나눔’이 넘치는 곳은 아니었다. 아니, 초창기 1호점은 조금 삭막하다시피 했다. 남자만 득실거려서 그랬나.. 다들 자기 공부와 투자에만 빠져 있었지 그렇게 ‘나눔’을 많이 목격할 순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대표들부터 먼저 마음을 열었던 것 같다. 서로 힘든 일을 말하고, 칭찬도 하고, 욕도 하고 그러면서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렇게 기존 멤버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트며 생활하기 시작했고 그 뒤에 들어오는 신입주민들은 ‘진심’이라는 판이 이미 깔려 있으니 자기들도 오픈하기가 수월했던 것 같다.     


그러니, 2020년, ‘나눔’의 전통이 테헤란로 한복판에서 다시 그 조그마한 싹을 피우다시피 한다.     


..


의준이가 웃음과 초콜릿을 나눠주고     


완섭이가 추울 때 패딩을 빌려주고     


주연이가 신앙어린 사랑과 요가기구를 선물해주고     


진경누나가 삼계탕과 제육볶음을 나눔 해주고     


다니엘라가 맛있는 전통 이탈리안 요리를 해 주고     


3호점 커플로부터는 찜닭과 밥을 대접받으며     


DSRV 형들에겐 스낵바와 과일, 그리고 지혜를     


그리고 시은이형에겐 아우애와 듬직한 어깨를 건네받는 순간..          


이 기저에는 우리가 그렇게 없어졌다고 울부짖었던 ‘자애로움’이 있다.     


물론 사소한 물건 없어질 때도 있고 사소한 것으로 다툼할 때도 있다. 허나 어찌 선하지 않다고 하여 사람을 버리겠는가. 한번 논숙자는 영원한 논숙자인데..


.

.


그래서 나눔의 맛은 무슨 맛이었나?


.

.


달고.. 맛난 맛이었다.




 작성 Forev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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