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크리스마스 즐기기
고백
“중국의 이상한 크리스마스”라고 제목을 쓰다가 지웠다. 경험상 중국이라는 단어를 자극적인 단어와 함께 쓰면 조회수가 높은 편이라 일명 어그로를 끌고 싶은 생각이었다. 내 글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는 욕심이다. 부끄러운 글솜씨지만 내용에 대한 진정성은 자부하기 때문에 내가 경험하고 보고 즐기고 있는 도시의 이야기를 적어도 ‘중국’이라는 편견에 의해 만나보지 못하는 분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한국 온라인에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중국에 대한 콘텐츠는 수요가 적거나, 자극적이어야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제목은 대중의 구미에 맞게 반어법으로 지어볼까 하는 고민이 매번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방법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동안 많이 사용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애정이 들어간 글에 그런 제목을 붙이기가 싫었을 수도 있다. 보다 많은 사람보다는 보고 싶고 관심 있는 분들이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들만의 세상으로도 충분하고, 행복하다.
핼러윈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시는 빨강과 초록, 반짝이는 것들로 물들었다. 워낙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라 달력에 표기되어 있지 않아도 세상의 온갖 기념일의 풍습을 만날 수 있는데 크리스마스는 연말 분위기와 더해져 도시의 분위기가 특별해진다.
도시의 공기에 알록달록함과 빛남이 더해지는 12월. 어느 때보다 다양한 색으로 도배되는 이 계절은 마치 한 해를 보낸 모두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시상식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 문화권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역사는 길지 않지만 (크리스마스에 쉬는 아시아 국가는 모르긴 몰라도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모두가 크리스마스에 진심이다. 죄에서 구원하러 이 땅에 온 예수를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의 본디 의미를 모르더라도 12월이 가지는 이미지는 따뜻함과 포근함과 빛남과 평안임이 도시 곳곳에서 느껴진다. 북반구의 겨울을 가진 동네 한정이겠지만, 날씨가 어떠하든 마지막 달로서 12월이 가지는 의미는 작지 않을 것이다. 어떤 날이든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다만, 시간계에 사는 휴먼인지라 12월의 의미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지도. 그래서 아무튼 한해를 잘 지낸 우리에게 상을 주고 격려하는 시상식과 같은 달이며, 걸음 닿는 곳곳마다 선물 같은 순간들이 펼쳐진다. 여전히 삶에는 어느 정도의 불안과 걱정과 우울이 공존하지만 이 삶을 허락한 신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그리고 삶에 대한 격려와 응원이 닿지 않는 곳이 없길 바라는 마음도. 상하이에서 만나는 12월의 선물을 휴대폰을 꺼내 내 것으로 만든다. 어떤 주는 더웠고 이번 주는 정말 너무 추운 이 역동적인 12월. 모두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상하이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 느끼기 좋은 곳
1.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Rockbund
2. 페닌슐라호텔 1층 더로비 THE LOBBY 大堂茶座
3. 빌라르벡 Villa le bec 321
4. 디즈니랜드 Disneyland
5. 카페 오차즈케 cafeochazuke白日清澄·茶锅(瑞金二路店)
6. 징안 케리센터 Jingan Kerry Center 嘉里中心
7. 디즈니타운 Disneytown
8.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에디션
9. 뱅쇼 热红酒 Mulled wine in the Christas market
10. 위엔루愚园路 작은 화원 미니 꽃다발
11. 여기저기 달려있는 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