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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Jul 07. 2022

여행의 다음 물결은 어디로? 에어비앤비의 3가지 비전

테크 컨퍼런스 '컬리전' 주요 인사이트 정리


에어비앤비는 스스로의 권력을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이전보다 더욱 영향력있는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 저서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중


2022년 7월 출간한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1장에서는 플랫폼이 여행산업에서 수행해온 역할의 변화를 살펴보며 여행업의 본질이 완전히 변화하고 있음을 살펴보고자 했다. 


츠타야의 창립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분류를 빌리자면, 여행업계는 플랫폼마저 포화되어 '큐레이션(제안)'이 중요해지는 써드 스테이지(3rd stage)에 와 있다고 본다. 상품이 귀했던 퍼스트 스테이지(여행사) -> 상품이 넘쳐나면서 고객과의 접점인 중개 플랫폼이 생겨나는 세컨드 스테이지(OTA)를 거쳐 다음 단계로 넘어온 것이다. 

즉, 이제는 경쟁력있는 상품을 선별하고 맞춤 제안하는 능력이 플랫폼의 경쟁력이다. 이 지점에서 책에서 중요하게 소개한 사례가 바로 에어비앤비다. 


에어비앤비는 자사의 가장 중요한 상품(공급자)는 '사람(people)'이라고 정의했는데, 이는 6월에 토론토에서 열린 테크 컨퍼런스 '컬리전(Collision)에서 에어비앤비의 호스팅 부서 총괄 캐서린 파웰이 한 말이다. 그녀는 팬데믹 이후의 여행이 영구히 변화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해석을 몇 가지 정리해 둔다.



1. 에어비앤비는 경제 위기를 발판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우리는 호스트의 수익, 특히 생계로서의 수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새롭게 진입한 호스트들이 에어비앤비에서 번 수입은 총 120억 달러에 이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여전히 전 세계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90%가 기업이 아닌 개인 호스트라는 사실이다. 


에어비앤비의 경쟁력은 경쟁 플랫폼에 없는 '개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거래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고, 이렇게 진입한 호스트의 40%가 집세나 대출 비용을 지불하는데 호스팅 수입을 쓰고 있다. 이건 더이상 N잡이 아니라 새로운 생계수단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팬데믹으로 여성의 수입은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캐서린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 특히 인플레이션과 생활비의 증가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에어비앤비가 호스트에게 더욱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하기 위해 애쓴다고 밝혔다. 이 지점은 에어비앤비가 스스로를 새로운 직업과 수입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1장에서, 에어비앤비가 2008년 금융 위기를 발판으로 도약한 회사라는 것을 살펴보고 나면, 더욱 의미심장한 발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리아 호텔쇼 2022에서 인용된 vision critical의 z세대 보고서는 무려 2016년에 발표된 옛날 자료다.


2. 에어비앤비는 레저가 아니라 체류를 위한 플랫폼으로 이미 변화했다.


얼마전 국내 호텔업계 컨퍼런스 중에  'Z세대가 좋아하는 건 에어비앤비가 아니라 호텔?'이라는 주장을, 비전 크리티컬이라는 회사의 젠지 분석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근데 이게 무려 2016년 자료다. 6년 전 자료를 과연 팬데믹 이후 여행 트렌드로 제시할 의미가 있을까?


저 2016년 자료가 가진 유일한 의미는 지금의 여행이 저 때에 비해 엄청나게 진화했다는 걸 새삼 깨닫는 것 뿐이다. 2022년 현재 모든 여행 예약 플랫폼이 호텔과 베케이션 렌탈, 심지어 캠핑 사이트 마저도 공급자로 끌어들였다. Z세대가 정말로 에어비앤비보다 호텔을 선호하는 지를 분석하려면 레저와 체류 목적 수요 중에서 레저 목적으로 타 숙소 대비 호텔을 선택하는 비중을 알아내야만 한다.


이미 에어비앤비는 레저에서 벗어나 1주일 이상의 중장기 체류에 최적화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호스트들에게는 애완동물 동반 손님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장기 체류자가 와이파이 속도를 얼마나 신경쓰는지를 수치화해 꾸준하게 제시한다. 또한 딱딱한 테이블 의자가 아닌, 인체공학적 업무용 의자를 구비할 것을 조언한다.


에어비앤비가 더이상 '쿨한' MZ세대 플랫폼을 자처하지 않는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쿨한 플랫폼에 머물면 기업의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에어비앤비는 8월부터  세계 모든 숙소에서의 파티를 금지시킨다. 호스트와 현지인에게 불편함을 초래하는 일부 무분별한 젊은 소비자를 커뮤니티에서 퇴출하겠다는 큰 결정이다.



3. 원격 근무와 디지털 노마드의 증가가 여행 비즈니스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생활과 업무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원격 근무의 확대는 팬데믹 이후의 여행을 영구히 변화시킬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이 흐름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따라서 에어비앤비는 레저 목적 여행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삶과 일에 변화를 주는 임시 주거를 제공하는 회사에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원격 근무 시장은 한계점도 명확하다. 디지털로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은 일부 사무직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에어비앤비는 세계 각국의 관광청과 함께 정책적 협의를 통해 '체류형 여행자', 즉 개인형 원격 근무자(프리랜서)에게 매력적인 숙소를 '여행의 목적'으로 포지셔닝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가 선호하는 도시 상위권에 연일 오르는 도시가 있으니, 바로 서울이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7월 1주차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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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영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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