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둬, 아르왕도 같은 인생이었다는 걸

블러드 라이프

by 적당한 완벽주의자

아직도 멀었다. 갈 길이 먼데 '파야'는 멍만 때리고 있다. 6달 전, 파야는 가족과 집을 잃었다.

길을 헤매다 우연히 우리는 같은 처지라는걸 한 눈에 보고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아무 말 없이 그냥 걷기만 했다. 서로 눈치도 보지 않았다.

그냥 우리는 걸어갔다. 어딘지도 모르는 허허벌판을..




"넌 이름이 뭐니?"

파야는 내게 물었다.

"난..로야"

잠시 침묵을 지켰다. 파야는 종종 내게 질문을 했지만 그때마다 심각해진 건 어김없이 나였다.

파야가 하는 질문 외에 대화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걸 알았을땐 내게 이제 대화할 사람조차 없다는걸 난 한 달 뒤에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파야를 살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여전히 하고 있다.


투명한 유리를 본 적이 언제적이었던가. 나는 내 모습을 못 본지도 꽤 오래되었다.

이렇게 사느니 바랄 것도, 원할 것도 없기에 나는 예전의 내 모습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그저 함께였다. 이 세상의 법칙이 뒤바뀌었다면 어떻게 될까? 역행이 가능하다면...


파야와 나는 뒤바뀐 시간의 흐름을 따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지금까지 지나온 경로들이 거꾸로 펼쳐지며, 우리는 미래를 향해 역행했다. 지나온 일들은 어둠의 기억처럼 사라져갔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은 점점 뚜렷해져왔다. 우리는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는 순간들을 뒤섞어가며 살아갔다.


우리의 삶은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 일상이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고, 사건들이 그리고 우리는 그에 맞게 행동했다. 때로는 웃음을 지으며 미래의 장면들을 미리 알아보기도 했다. 미래를 알고 있는 우리는 일어날 일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며 그에 맞게 행동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역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어떤 결정들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켰고, 때로는 불확실성과 고민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멈추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새로운 세계와 가능한 세계는 우리의 발 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평행선 상에 위치한 다른 세계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이제 우리는 세계를 넘어서며 더욱 큰 모험을 꿈꿀 수 있었다. 우리의 존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발견해나갔다.


역행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세계를 달려갔다. 모든 것이 뒤바뀌었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귀중히 여겼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갔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기억해 둬, 아르왕도 같은 인생이었다는 걸" 새로운 세계와 가능한 세계에서, 평행선 상에 위치한 다른 세계에서 우리는 함께 달려갔다. 역행의 세계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찾아나갔다.


이야기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역행이 가능하다면, 우리의 모험은 끝이 없다. 계속해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며 우리는 성장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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