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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가 싫어 죽겠는데, 어떡하지?

상사를 바꿀 순 없지만, 상사를 대하는 내 태도는 바꿀 수 있다.

by 누리

일이 힘든 건 견딜 수 있는데, 사람 때문에 힘든 건 참기 어렵다. 월요일 아침, 회사 문을 열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상사를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며 괜히 핸드폰을 보는 척한 적도 많다. 회의 시간에는 말을 아끼고, 퇴근 후엔 상사의 말투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괜히 마음이 쓰인다.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하... 사람 때문에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대체할 단어가 없는 그 이름, 직장 상사. 일은 안 하고 간섭은 많고, 공은 가로채고 책임은 떠넘기는 존재. 하지만 그는 나보다 윗사람이고, 바꿀 순 없다. 대놓고 미워하기도 어렵다. "세상에 완벽한 상사는 없다" 이런 말이 있지만, 그렇다고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그걸 매일 체감하며 일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어 말도 못 꺼냈는데, 알고 보면 대부분이 같은 벽에 부딪히며 버티고 있었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힘든 건 일 자체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 특히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글은 그런 이야기다. 상사를 미워하면서도 버텨야 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에 대한 기록이자, 그 안에서 나를 지키는 법에 대한 작은 모색.


상사를 바꿀 순 없지만, 상사를 대하는 내 태도는 바꿀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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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일’로만 생각하기

상사를 인간적으로 좋아하려고 애쓰지 말자. 어쩔 수 없다. 싫으면 싫은 거다. 애초에 ‘일 관계’라고 선을 긋는 게 심적으로 훨씬 편하다. 감정 소비를 줄이기 위해선 상사를 ‘업무 파트너’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자.


기대치를 낮추기

‘상사는 이해해 줄 거야’ 같은 기대를 내려놓는 게 좋다. 기대가 높을수록 실망도 크다.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기본 설정을 바꿔놓으면 차라리 덜 상처받는다.


마음속에 벽 세우기

상사가 까칠하게 굴면 그대로 두자. 그걸 가지고 굳이 내 마음까지 상하게 할 필요는 없다. 상사의 말이나 태도를 ‘저 사람의 문제’로 분리해 보는 연습을 하면 감정에 덜 휘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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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소통만 하기

업무상 필요한 대화만 하고, 불필요한 사담은 줄이자. 친밀감을 억지로 쌓을 필요는 없다. ‘필요한 대화 → 업무 정리 → 빠른 종료’ 루틴을 정해두면 덜 지친다.


장점 찾기

상사가 아무리 싫어도 ‘일 처리 속도는 빠르네’ 같은 장점 하나는 찾아보자. 무작정 싫기만 하면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된다. ‘이런 점은 배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을 관찰 대상처럼 거리 두며 바라볼 수 있어 훨씬 마음이 편해진다.


나만의 심리적 도피처 만들기

스트레스를 바로바로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취미, 장소, 루틴을 마련하자. 커피 한 잔, 음악 듣기, 퇴근 후 산책처럼 ‘내 기분을 회복시키는 의식’이 하나라도 있어야 버틸 수 있다.


기록으로 거리두기

감정적인 대화가 오간다면 메모를 남겨두자.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기록해 두면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기록은 내 편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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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평가에 과몰입하지 않기

상사가 내 실력을 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해도, 그게 ‘절대적 진실’은 아니다. 여러 평가 중 하나일 뿐이다. 내 성장과 가치를 상사의 말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점검하는 버릇을 들이자.


일은 제대로, 감정은 차갑게

프로답게 맡은 일은 해내되, 감정은 과도하게 얽히지 말자. ‘나를 드러내는 일’과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다르다. 특히 어려운 상사일수록 ‘일은 깔끔하게, 감정은 차갑게’ 태도를 보이자.


필요하다면 물리적 거리 두기도 감행

상사가 정말 견디기 힘든 경우, 자리 이동, 부서 이동, 휴직, 이직까지도 고민하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방법이 없다. 마음을 병들게 하는 관계에 오래 노출되는 건 좋지 않다. 제일 중요한 건 내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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