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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뜨는봄 Apr 13. 2024

구름

구름(雲)과 구름(轉)

퇴근길, 습습한 지하철을 벗어나고

밖으로 나와 하늘을 바라본다


바람에 떠다니는 흰 구름들이

점차 멀어져 아득해지는데

문득, 내가 뒤로 가는 듯한 착각이 든다


매일을 구르고 굴러도 나는

저 구름 하나 따라잡기 힘든 것인데

나의 구름엔 의미가 있으려나 싶다


그래도 나아가는 행위에 의미를 둘뿐

나는 다시 지상에서의 구름을 이어나간다

천천히, 데굴, 데굴, 여전히 굴러간다




2년 전에 시를 하나 써봤습니다. 아래에 적어놓은 구름이라는 시입니다.


구름


구름을 보면서 걸으면 구름이 계속 멀어지는 게 느껴진다.


멀어져 가는 구름들이 작은 점처럼 보일즈음


문득 내가 뒤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인생의 길이 보이는 대로 데굴데굴 구르다 보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구르고 구르다 보아도 주변은 지독하게 같은 풍경인 것이다.


나의 구름은 저 구름을 쫓아갈 수 없다.


2년 전의 글을 오늘 다시 새로 써보았습니다. 이렇게 과거의 글을 다시 써보는 것은 새롭습니다. 같은 나지만 관점과 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보단 지금이 좀 더 낙관적이고 글도 다듬어진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속도보단 나아감 자체에 의미를 둡니다. 그리고 글쓰기는 저만의 나아가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성과가 어떻든 계속해서 끄적여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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