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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원 Jan 08. 2023

ChatGPT는 구글의 시대를 끝낼까?

업무에 직접 ChatGPT를 활용해보고 내린 결론

2022년의 마지막, GPT-3에 기반한 ChatGPT의 등장은 IT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커다란 이슈 중 하나였다. 사람에게 말하듯 질문을 던지면, 정보의 종류를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답변해주기도 하였고, 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면 그럴듯한 시를, 시나리오의 개략적인 시놉시스를 작성한 후 이야기의 상세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하면 ChatGPT는 그마저도 막힘 없이 수행해 주었다.


이러한 ChatGPT는 인터넷 혹은 더 앞으로 나아가 '컴퓨터'라는 개념이 최초로 등장한 이래, 많은 사람들이 염원하던 결과에 가장 근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ChatGPT의 놀라운 성과에 IT 업계의 일부 매체는 "구글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논조의 기사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ChatGPT의 대두는 정말 구글을 필두로 한 검색 엔진의 시대를 끝낼까?


최초 ChatGPT가 등장한 이후, 몇 가지 테스트를 수행하고 나는 바로 ChatGPT를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해보고 있다. 한 달의 경험을 통해서 나는 아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GPT-3 기반의 ChatGPT 더 나아가 2023년 상반기에 공개가 예정되어있는 GPT-4 기반의 ChatGPT라 해도 아마도 구글을 비롯한 검색 엔진의 시대는 끝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아래 ChatGPT를 업무에서 활용한 사례들과 함께 정리해 본다.


이런 분들이 읽어볼 만합니다:

· 요즘 화제인 ChatGPT에 관심이 많은 분들
· ChatGPT를 글쓰기 업무 보조로 활용하고 싶은 분들
· ChatGPT를 개발 업무 보조로 활용하고 싶은 분들
· 미래의 검색 방법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



ChatGPT에 대한 기대는 과거부터 존재했다.


2000년대 초반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아마도 '엠파스'라는 검색 엔진을 기억할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은 야후를 필두로 한국에 다양한 검색 엔진이 소개되던 시기이다.  현재는 네이버와 다음 정도가 남아있지만, 당시에는 '야후', '라이코스' 등 해외 소재의 기업을 포함해서 '심마니', '한미르' 같은 한국 소재 기업의 다양한 검색 엔진이 각축전을 벌였다. 현재는 '네이버'가 지식IN 서비스를 홍보해서 승자로 남았지만, 사라진 검색 엔진 중 하나인 '엠파스'는 그 당시 '문장으로 정보 검색'이라는 키워드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던 검색 엔진이었다.


지금이야 자연어 검색이라는 키워드가 흔하지만, 당시까지는 신선했다.


당시 사람들은 엠파스가 선전한 '문장 검색'에 현재의 ChatGPT와 유사한 결과물을 상상했고, '문장 검색'을 요 키워드로 선전한 엠파스는 문장 검색으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채, 오픈 검색 등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본 족적만 남긴 채 네이트에 흡수 합병되어 사라졌다. 엠파스의 마지막 즈음, 엠파스는 더이상 문장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사람들이 더이상 문장 검색의 품질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중적인  '자연어 인식'은 한참  2011년에 등장한 Siri였다. 아이폰 4S와 함께 등장한 Siri는 자연어 명령어를 입력받아 수행해 주는 '똑똑한 비서'가 될 수 있다고 야심 차게 공개되었으나, Siri를 대하는 사람들의 평가는 각박했다.

자연어를 인식하는 인공지능 비서를 표방했으나, 사용자에게 외면 받았던 Siri


똑똑한 인공지능 비서를 지향한 Siri의 개발 목적과는 달리, 사용자가 의도한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에 한계가 있어서 활용도가 떨어진 것이다. 2013년의 다양한 조사 결과를 보면, Siri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거나, "사랑해.", "심심해." 정도를 이야기하거나 조금 더 나아가면, "오늘 날씨 어때?"가 고작인, 값비싼 심심이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023년 현재의 애플 Siri와 삼성 Bixby는 과거보다 다양한 문장 패턴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컴퓨터가 인식하기 듣기 좋은 형태로 말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삼성 Bixby를 일상에서 꽤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명령을 제대로 수행시키기 위해서 항상 "OO에서 XX 해줘"라고 정확하게 말을 하는 습관을 갖는다. 예를 들어, "[타이머]에서 [5분] 설정해 줘." 라든가, "[플로]에서 [클래식 음악] 재생해 줘."를 정확하게 말하고 있다.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서 친구에게 요청하듯 편하게, "야 음악 좀 틀어봐." 같은 요청에 제대로 된 반응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어를 제대로 인식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았기에, ChatGPT의 등장은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최초 사용자 100만 명을 획득하는데 Netflix는 3.5년, Facebook은 10개월, Spotify는 5개월, Instagram은 2.5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ChatGPT가 이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5일'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컴퓨터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부터 지속되 온 사람들의 소망, 자연어를 제대로 인식하고 의도한 대로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다시 말해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제대로 된 자연어처리 인공지능의 최초 모형이 바로 ChatGPT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ChatGPT는 어지간한 문장에는 똑똑한 사람이 작성한 것과 같은 답변을 준다. 문장을 제대로 완성 짓지 않아도 질문에 필요한 문장 성분만 충족되었다면 적절한 답변을 논리적, 언어적으로 온전한 형태의 구조로 만들어준다.

ChatGPT는 지금까지 AI 비서들이 경쟁 제품보다 자기가 낫다고 주장하는 것에 비해 훨씬 겸손하다.



ChatGPT를 활용해서 글 작성하기


실제 ChatGPT가 등장한 이후, 내 업무 효율은 굉장히 좋아졌다. 나는 업무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글을 작성할 때가 잦은 편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정보 전달 목표 성격의 글을 작성할 때는 대개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른다:

· 주제 설정
· 주제에 대한 간단한 리서치
· 목차 구성
· 실제 글 작성
· 퇴고


위와 같은 단계에서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주제에 대한 간단한 리서치'를 수행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①반드시 작성해야 하는데 잊고 넘어가는 부분이 없는지, 그리고 ②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잘못된 것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과정을 걸쳐서 글의 목차를 작성하기 때문에, 사실상 글을 쓰는 시간의 대부분은 사전 조사와 글감 정리에 소요된다. 그런데 이 리서치 과정을 ChatGPT로 대체하면 소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똑똑한 리서치 애널리스트 한 명을 둔 것과 같은 느낌으로 ChatGPT를 활용하고 있다.


나는 특히 ChatGPT에게 어느 한 주제의 장/단점을 확인하는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인데, 내가 전달하는 지식에 어떤 편향이 생길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어떠한 객체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면 제법 그럴듯한 답변을 준다.


위와 같이 ChatGPT에게 몇 번의 질문을 수행하고 나면, 어떠한 형태로 글을 작성해 나가야 할지 금방 방향을 잡을 수 있다.



ChatGPT는 적절한 답변을
'사람이 작성한 것 같은'으로 정의한다.


ChatGPT의 개발 목적을 질문하면, ChatGPT는 이렇게 대답한다. "To generate human-like text based on the prompts I receive." 질문받은 것에 사람이 작성한 것 같은 답변을 주기 위해서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ChatGPT를 활용해서 글을 작성할 때는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다. "ChatGPT"의 개발 목적은 '사람이 작성한 것 같은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지, '정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미묘한 차이가 결과적으로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ChatGPT가 상정하는 '사람이 작성한 것 같은 답변'에서 '사람'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최초 ChatGPT를 사용했을 때, 내가 찾아야 하는 토픽을 던져 놓고, 그 레퍼런스를 물어보았을 때 나오는 답변을 보고 감동까지 했었다. ChatGPT는 내가 요청한 각 항목의 레퍼런스 아티클 제목과 함께 어떤 저널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면서, "나는 정책상 정확한 URL은 제공하지 못하지만, 각 저널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을 거야."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ChatGPT가 알려준 모든 레퍼런스는 '그럴듯해 보이는 거짓말'이었다. ChatGPT가 안내해준 각 저널에서 동일한 제목의 아티클은커녕, 유사한 제목의 아티클조차 발견할 수 없었고, 작가라고 알려준 사람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모두 엉뚱한 다른 사람이었다. ChatGPT가 이런 레퍼런스를 준 이유는 단순하다. 이런 형식으로 레퍼런스를 작성하는 것이 인간다운 것이라고 학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과 거짓을 절묘하게 섞는다. 어라, 이거 가장 악질적인 거짓말 패턴 아닌가?


ChatGPT가 너무 당당하게 알려주는 소스를 검증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나는 잘못된 레퍼런스를 주렁주렁 달아 놓은 채 자료를 작성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나와 우리 회사의 신뢰도도 박살 났을 것이다.


이처럼 ChatGPT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이는 ChatGPT가 정리해주는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진위를 사용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변별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능력은 검색 엔진 사용 시에도 필요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했을 때 ChatGPT를 활용했을 때의 난이도가 검색 엔진 활용 시 요구되는 변별력 수준보다 훨씬 높다. 검색 엔진은 검색 결과의 소스를 통해서 신뢰도를 측정할 수 있지만, ChatGPT는 결과의 정확한 소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ChatGPT 활용은 글의 목차 구성까지로 한정 짓고 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는 Google을 활용해서 소스가 확실한 검색을 수행한다.



ChatGPT를 활용해서 개발하기/개발자와 협업하기


이미 많은 개발자들이 놀란 사실이지만, ChatGPT는 단순히 글만 정리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에게 코드를 작성해주기도 한다. 다만 ChatGPT로 작성할 수 있는 코드에 한계가 있어서 우리 개발 조직에게는 잠시 장난감으로 사용되다가 버려졌는데, 나는 ChatGPT를 활용해서 단순한 개발 작업을 수행하거나 개발자들과 협업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정규표현식(Regular Expression)은 문장에서 특정한 텍스트만 추출하거나 제거하는 등, 패턴을 활용해서 문자열을 검색 혹은 변경하는 데 사용되는 표현 방식이다. 숙련된 개발자에게는 당연히 요구되는 능력이지만, 제대로 구사하기는 정말 까다로운 기술이기도 하다. 문자열의 패턴을 파악하고 정규식을 작성하는 것은 수수께끼처럼 알쏭달쏭한 문제여서 일반적인 개발과는 다른 영역의 재능이 필요하다. 내가 추출하고자 하는 단어 혹은 어구를 잘 패턴화 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정규식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개발자들을 절망에 빠트리는 정규표현식 작성. 위 정규식은 이메일을 탐색하는 정규식이다. (심지어 잘못된)


정규표현식 작성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기획자는 개발자에게 "그냥 이메일 주소 검증만 해주세요."라고 하지만, 이메일 주소를 검증하는 방법은 이미 "그냥"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메일 주소 검증 정규식을 직접 작성할 수 있는 개발자는 이미 초급 개발자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조금 시간이 지난 일이다.

우리 개발 조직은 개발 과정 중에 난관에 부딪혔는데, 문자열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라이브러리에 '웃는 얼굴', '우는 얼굴', '하트' 같은 이모지, '㦤', '㦹' 같은 비상용 한자, 일본어 등을 포함한 문자열을 호출하면 터져버리는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우리 개발자들의 숙제는 입력된 텍스트에서 한글과 영문, 숫자, 일반 기호를 제외한 모든 문자를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다행히 우리 조직의 숙련된 개발자들은 문제를 해결해 냈지만, 문제를 해결해내기까지 한 시간이 조금 넘게 소요되었다. 날려야 하는 문자의 범위가 애매했던 탓이다.


위에서 나는 ChatGPT를 글을 작성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처음 ChatGPT를 사용했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본 것은 우리 조직에서 겪은 정규식 작성 문제를 과연 ChatGPT가 제대로 풀어낼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이었다. 주변의 많은 개발자들에게 ChatGPT가 코드를 작성해준다는 이야기는 들었기에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아래 이미지는 우리 개발자들이 했던 고민을 질문한 결과 바로 얻어낸 답변이다. 각기 다른 버전 Python의 문법이 혼용되어 있지만, 이미 Python 문법을 알고 있는 개발자라면 아래 코드를 확인하면 바로 제대로 동작하는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일견 복잡해 보이는 로직의 코드를 작성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도 ChatGPT는 개발자에게 좋은 친구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ChatGPT에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Stack Overflow에서 검색하는 것보다 빠르게 답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된 답변을 탐색하기 위한 검색 기술 혹은 키워드 설정 노하우도 필요없이 자연어로 입력하면 될 뿐더러, 심지어 Stack Overflow의 예시를 활용해서 내가 의도한대로 코드를 작성해주니 어떤 면에서는 조금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어로 물어보면 코드 전개 아이디어와 적절한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코드는 잘 썼는데 중국어 표기는 틀렸다...


이러한 ChatGPT를 활용한 정규표현식 작성 방법은 Google Spreadsheet를 활용하는 기획자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Google Spreadsheet는 함수로 정규표현식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에게 데이터를 요청할 때, 개발자의 입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JSON 형식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개발 트렌드에서 JSON 형식을 활용해서 데이터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개발자들과 협업하면서, 개발자들이 별도 가공 없이 전달해줄 수 있도록 JSON 형태를 요청하는 편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받아서 Google Spreadsheet에서 제공하는 정규표현식 함수를 통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엑셀 구조로 변경해서 분석 작업을 수행한다. 정규표현식 대부분은 ChatGPT가 작성해준 것을 활용하고 있다. 아마도 개발 문외한인 사람도 간단한 규칙만 알려주면 JSON 구조를 엑셀 구조로 변경하는 작업 정도는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자가 이 정도 업무를 수행해주는 것만으로도 개발자의 시간을 많이 아껴줄 수 있다. 그리고 개발자 친화적인 기획자라는 칭찬도 듣게 될거다.


정규표현식을 지원하는 Google Spreadsheet와 JSON 데이터를 Cell 구조로 바꾼 예시.




만약 ChatGPT가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면 돈을 주고 사용하시겠어요?

ChatGPT를 돈을 주고 사용할 의도가 어느 정도 있냐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얼마든지 돈을 지불하고 사용할 의지가 있다고 말하겠다. 실제로 ChatGPT는 내 주간 평균 업무 시간을 6시간 이상 단축시켜주고 있다. 내 한 시간의 가치를 예를 들어 3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ChatGPT를 활용하면 월간 약 72만 원 정도를 아끼는 셈이다. 월간 50만 원 정도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물론, GPT-3 기반으로 제공되는 여러 서비스들의 비용을 생각하면 당연히 월 50만 원보다는 훨씬 저렴할 테니, 만약 유료화가 되더라도 내가 ChatGPT를 사용할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이용 가능성과 별개로 "ChatGPT를 신뢰하시나요?"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대체로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ChatGPT는 나의 질문에 잘 정제된 답변을 주긴 하지만, ChatGPT가 제공하고자 하는 핵심가치인 '사람이 쓴 것과 유사한 답변을 줄 것'이 '전문가의 답변과 유사한 수준의 답변을 줄 것' 정도로 변하지 않는 이상 의심 없이 신뢰하기는 어렵겠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와 친한 누군가가 ChatGPT를 검색 엔진 대용으로 활용하겠다고 이야기한다면, 열심히 뜯어말리게 되지 않을까?



ChatGPT의 역설


ChatGPT는 정말 잘 정제된 답변을 제공해서 어떠한 영역을 알아가는데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심지어 정보 전달하는 방법이 세상 친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ChatGPT가 제공한 답변의 신뢰 수준을 알 수 없기에, 역설적으로 일반 대중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한다. 정보의 진위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경 지식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라면 ChatGPT를 업무 혹은 학술 용도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일반인의 놀이용이라면 딱딱한 ChatGPT보다 더 재미있는 이루다가 있다.



ChatGPT를 업무에 사용한 경험과 함께 이야기하느라 글이 길어졌지만, 이 긴 글의 결론은 ChatGPT가 제공하는 핵심가치가 '정확한 정보 전달'로 변경되지 않는 이상 결코 Google과 같은 검색엔진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ChatGPT는 '올바른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개발된 인공지능이 아니다. ChatGPT는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사람처럼 답변'하기 위해서 개발된 인공지능이다. ChatGPT의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사전 학습 언어 예측 생성 모델'이라는 타이틀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Google과 같은 검색 엔진 기업이 자리를 위협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위협받는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  검색 엔진이 ChatGPT에 위협을 받는다는 것은 즉 잘못된 정보의 범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서울에서 제주를 가는데 광역 버스로 20시간 정도가면 된단다. 한국 사람이 보면 웃겠지만, 만약 외국인이 본다면?


뉴스 기사를 통해서 Google이 비상이라는 이야기를 보았다. 정말 만약 비상이라면, 글쎄.. 그 비상 그냥 풀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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