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는 일의 슬픔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어젯밤부터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식물들이 밤새 추울까봐 부랴부랴 비닐과 커버를 꺼내 화분을 꽁꽁 싸맸습니다.
아이들이 긴 밤을 잘 보내길 바라며 정성스레 비닐을 씌우다가 이런 게 사랑이 아니면 대체 뭐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제가 50개의 식물 대가족을 돌보는 가장이 된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그것도 잠시, 결국 이것도 다 잡아먹으려고 하는 짓 아닌가? 하고 불현듯 현실이 깨달아지면서 제 사랑이 무척 위선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가위를 들고 나타나 팔다리를 잘라대는 주제에 사랑 타령을 하고 있으니, 식물들은 제 그림자 소리만 들어도 진저리가 쳐질 것 같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마음도 이런데, 가축을 키우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지 가늠도 안 됩니다.
먹고 산다는 것은 태생적으로 잔인한 일 같습니다.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https://m.blog.naver.com/nopanopanopa/223042118494
#노파의글쓰기수업 #노파의글쓰기 #글쓰기 #글잘쓰는법 #에세이 #문해력 #어휘력 #실용글쓰기 #감성글 #감성글귀 #먹고사는일 #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