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쫓아가야 한다.
주행 거리가 어느 정도 확보되고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매출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주행 거리에서 가격으로 바뀌고 있다.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1.5 배 이상 비싼 전기차를 사는 것을 운전자들은 주저한다. 특히 아직 경제가 성장 중인 중국은 자국민들이 전기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저가형 배터리인 LFP 배터리에 지원을 계속했다.
LFP 배터리는 양극재에 비싼 금속원소들을 배제하고 저렴한 인산철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 양극재 구조 중에서도 육면체 형태로 이루어져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과충전, 과방전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낮고, 배터리 셀(Cell)이 열화 되는 현상도 적어 배터리 수명도 길다. 다만, 느린 반응만큼 에너지 밀도는 NCM 배터리에 비해서 떨어져서 같은 부피에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떨어진다.
이런 약점을 CATL, BYD와 같은 중국 배터리 회사들은 배터리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것으로 개선했다. 발열이 낮은 장점을 이용해서 배터리 셀을 냉각하기 위한 구조물을 최소화하고 셀 - 모듈 - 팩으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설계에서 모듈을 생략함으로써 같은 부피에 더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게 되었다. 20% 정도 밀도는 떨어지지만 30% 더 집어넣을 수 있게 되면서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도 NCM 배터리 전기차 못지않은 주행거리를 확보하게 된다.
거기에 전기차로 인한 화재 위험도 낮고, 가격도 저렴하다 보니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LFP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그리고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코발트, 망간 등 희귀 금속의 원자재 가격이 더 올라갈수록 LFP의 가격 경쟁력은 더 큰 장점이 된다. 이에 국내 배터리 회사들도 뒤늦게나마 LFP 배터리 양산을 위한 원천 기술 개발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