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불이 붙으면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연료 탱크처럼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음극과 양극으로 구성된 셀들이 촘촘히 모여 있는 구조라서 강한 충격을 받으면 합선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지만 달리면서 계속 열을 내는 엔진에 비해 전기차는 안전한 편이다. 연소 과정이 없으니 뜨거운 배기가스도, 과열되는 냉각수도 없다. 통계적으로 자동차 화재 발생 비율 자체는 내연기관차가 훨씬 높다.
그러나 한번 화재가 나면 피해는 전기차가 더 크다. 배터리 내에 셀이 손상되면 건전지가 부풀어 오르듯이 내부 압력이 상승하고 음극과 양극을 분리해 주는 분리막이 손상된다. 그러면 배터리 내부에서 단락이 진행되면서 열폭주가 일어나고 그렇게 시작한 불은 시스템 전체로 진행된다. 배터리 화재 발생 시에는 전해질과 양극재 내에서 화학적으로 산소가 자체 발생하기 때문에 그냥 방화천으로 덮어 둔다고 해도 진화가 어렵다.
배터리에 충전하는 과정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빠른 속도로 충전하는 급속 충전기의 경우에 한 번에 400 ~ 800V의 높은 고전압이 케이블을 통해 전달되는데 충전단자가 제대로 접촉되지 않아 있으면 열이 발생하면서 충전기 케이블 주변에서 화재가 일어나기도 한다.
2024년 7월 인천 청라지구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주차장에 정차한 이후 며칠 뒤에 불길이 시작했다.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주변 차량과 건물 전체에 피해가 발생해 큰 사회적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에 전기차에 설치된 배터리에 대한 사전 인증 제도를 재정비되었고, 자동차회사들도 화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전기차 성능 개선에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