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이 모터로 연료 탱크가 배터리로 바뀌면서 차도 진화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환경 규제가 점점 엄격해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연료를 태워 동력을 만드는 방식 대신 전기차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엔진이 모터로, 연료 탱크가 배터리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차량 구조를 크게 단순화시켰다. 엔진이 사라지면서 연료 분사 장치, 흡·배기 계통, 배기가스 정화 장치가 필요 없어졌고, 고온 연소를 전제로 설계되던 복잡한 냉각 시스템도 역할이 줄어들었다. 대신 배터리와 모터, 전력 제어 장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구조가 자리 잡았다. 부품 수가 줄고,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배치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차량 설계의 자유도도 커졌다.
모터는 전기차 주행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엔진과 달리 회전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에 가까운 힘을 낼 수 있어 저속에서도 강한 가속이 가능하다. 응답 속도 역시 매우 빨라 운전자의 조작에 즉각 반응한다. 이미 많은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엔진보다 기술 진입 장벽이 낮다. 전륜과 후륜에 모터를 두 개 이상 설치할 수도 있어 얼마든지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전기차의 성능은 배터리가 좌우한다. 여러 개의 셀을 묶어 만든 배터리는 건전지처럼 직류 전기를 저장하며, 차량의 주행 가능 거리을 결정 한다. 한 때 우리나라 2차 전지 업체들이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으로 활약했지만, 최근에는 가성비가 뛰어나고 안정적인 LFP 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배터리 회사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기차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충전은 완속과 급속으로 나뉜다. 일반 교류를 직류로 바꾸어 충전하는 완속에 비해 높은 전압의 직류를 바로 충전하는 급속 충전기는 20분 만에 400km를 달리는 에너지를 공급 가능하다. 배터리는 직류로 에너지를 저장하지만 모터는 교류 전기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버터로 직류를 교류로 변환해 모터를 구동한다.
전기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원이 되면서 기존의 기계 공학 중심이었던 자동차의 개발 과정도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더 많은 전자 부품들이 자동차에 들어오고 자율 주행 같은 새로운 기능들도 가능해진다. 스마트폰처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되고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미래 자동차로 향하는 변화의 중심에 전기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