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

홀드더도어x 호기심도둑

by NOSTRAPARTENOPEA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은 언제나 호기심이었다.

알고 싶고, 직접 봐야겠을때 비로소 몸이 움직인다.


하지만 요즘은 그 호기심이 시작도 하기 전에 사라졌다.

마치, 요리할 때 맡은 냄새만으로 이미 배가 부르고,

유튜브에 영화 요약 콘텐츠를 보고 나면 실제 영화를 찾아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듯..

( 레퍼런스 수집을 위해 다시 보기도 하지만 말이다.)


단순히 게으르거나 귀찮은 것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결말을 알았고, 기승전의 과정을 견뎌낼 인내심이 바닥났다

그러고 보면 기승전결이라는 구조는 일련의 기다림 끝에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한 탬플릿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지금은 그 기다림이 기꺼운게 아니라 노동으로만 느껴진다.


지루할 과정을 건너뛴 채 후련할 결론만을 원한다. 그 결론의 핍진성정도만 고려한다.


어느 롱폼 컨텐츠에서 원하는 구간만 언제든 골라 반복해서 볼 수 있는 시대다.

이런 편의성 넘치는 때에 결론만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지 싶다.


다만 대가 없이 얻은 즉흥적인 만족감이 끝났을 때,

그 값을 이름 모를 불안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뜩 도처에 깔린 불안의 출처를 의심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 테일러링은 결코 기승전을 스킵 할 수 없는 분야다.


결과만을 원한다면 전통 테일러링은 낭비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빠르고 정확한 결과물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현대적인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정의 예측 불가능함을 택한다면..

그 효율 대신 그 번거로움을 통과하는 일은,

익숙하지 않은 관점을 얻는 방법이지 싶다.


그렇게 호기심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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