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오래 일한 사람은 일을 다르게 판단한다

by 노트

나는 늘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

지금도 그렇다.


앞장서야 할 때는 앞장섰고,

아닌 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팀원들이 덜 힘들게 일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은 가능한 한 빠르게 했다.

그 점을 가장 높게 평가받아왔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힘을 빼야 한다’는 말에는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문제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어떤 판단으로 힘을 쓰느냐다.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열심히 일하다가 무너지는 경우를

수없이 봤다.

대부분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판단 없이 나섰기 때문이다.


회사를 위한다는 이유로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를 떠안고,

조직의 이름으로 모든 책임을 짊어지다

결국 징계를 받거나,

조용히 소모되는 사람들.


그건 용기도 헌신도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회사에도, 개인에게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다.


그래서 나는

말해야 할 때와

말하지 않아야 할 때를

구분하는 사람이 되려고 했다.


앞에 나서야 할 순간에는

망설이지 않았지만,

조직이 감당해야 할 문제를

개인의 결단으로 덮지는 않았다.


그 판단이

임원으로 가는 길과는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임원이 되지 않더라도

내 소신을 지키는 쪽을 택했다.


그 결과

‘조용한 사람’이라는 평가는 듣지 못했지만,

‘생각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는 받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일을 잘한다’는 말을 들으며

일해올 수 있었다.


회사에서 롱런하는 사람은

버티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믿는다.


어떤 일에 나설지,

어떤 책임은 조직에 남길지,

어디까지가 내 몫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


앞으로 이곳에는

그때그때 내가 했던 판단과,

지금 돌아보면 더 나았을 선택들을

노트처럼 기록해보려 한다.

열심히 일하되,

생각 없이 일하지 않기 위해.

앞장서되,

미련하게 나서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