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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Sep 11. 2015

[인터뷰] 카카오 프렌즈 아빠, 호조 (HOZO)

어피치, 프로도, 튜브, 무지, 콘, 네오, 제이지는 ‘카카오톡 프렌즈’라 통틀어 불리는 캐릭터의 본명이다. 이 작고 귀여운 아이들은 엉덩이를 흔들거나, 하트를 쏜다거나, 울어 제끼고 때론 미친듯이 화를 낸다. 이렇듯 ‘카톡 이모티콘’은 지인과 나누는 톡!에 MSG처럼 감칠맛을 더한다. 귀여운 아이들의 창조자이자 그들을 만들어낸 아빠 호조(HOZO)를 인터뷰했다.


* 진행 : 노트폴리오 매거진 김해인

* 포토 : 김상준 작가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캐릭터 디자이너 호조(HOZO) 권순호입니다. 

호조(HOZO)에 의미가 있나 

별 다른 뜻 없고, 그냥 어릴 적 이메일 계정을 만들었을 때 사용한 닉네임이다.

그런 것 치고 호조(HOZO)라는 닉네임과 꽤 잘 어울린다 

아무래도 이름에 ‘호’자가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

많은 디자인 분야에서 캐릭터 디자이너가 된 과정이 궁금하다 

디자인을 전공한 건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어 무작정 학원에 다녔다. 당시에는 웹 디자이너와 3D MAX가 각광받던 때였는데 그 분야엔 흥미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캐릭터 디자인이 끌리더라. 사실, 군 제대 후 연기자가 되기 위해 서울예전을 준비한적도 있었다. 준비 기간 동안 마임이나 연기 수업은 즐거웠지만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해 낙방했다. (껄껄) 

그래서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했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일 몇 가지를 추려봤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연기는 즐겁긴 한데 울렁증 때문에 안될 것 같고 그림 중에서도 캐릭터를 다른 사람보다 잘 그릴 것 같아서 캐릭터 디자인을 택했다. 


그런데 첫 취업이 게임회사였다. 

당시 벤처 기업 열풍이 돌면서 작은 게임 회사의 디자인 제안이 왔다. 그래서 회사에서 원하는 그리스 신화 인물을 그렸더니 함께 일하자고 연락이 왔다. 게임 회사에서 일하게 된 시발점이기도 했지만, 회사가 급하게 문을 닫으면서 원치 않는 공백 기간을 갖기도 했다.



- 디자이너로서의 첫 취업을 이끈 디자인 일러스트 & 호조(HOZO), photo by 김상준

게임회사에 다니며 <호조툰>을 그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회사가 아닌가 보다. 

<호조툰>을 그린 건 넥슨에 다닐 때였다. 원치 않던 공백 기간을 갖던 중, 넥슨에 입사했다. 꽤 오랫동안 일을 하며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었지만 회사에 속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호조넷>을 운영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언어유희’나 ‘패러디’가 들어간 ‘피식’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얻게 된 것 같다.




맞다. 07~08년도쯤 화제가 돼서 일러스트를 본 적이 있다. 그 땐 그게 호조의 그림인지 몰랐다.

나도 그 때 “아,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하하하.



- 자신의 캐리커쳐를 쉽게 그릴 수 있는 호조의 <모두의 얼굴>

사실 호조는 ‘카카오 프렌즈’ 출범 전부터 <호조툰>이나 <모두의 얼굴>로 네티즌의 관심을 샀다. 그 중에서 특히 카카오 이모티콘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는데, 본인의 캐릭터가 사랑을 받는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일단 좋다. 사실, 어떤 직군에 속하든 목표는 누군가에게 어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대중들의 사랑이 내 직업에 열의를 북돋고 그런 맛에 작업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만큼 부담이 생긴다. 사랑과 주목을 받다 보니 작업 할 때 마다 ‘이번엔 어떤 평을 받을까’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건 마치 시험지 검사 받는 기분이다. 하하.



- 좌측부터 튜브, 프로도&네오, 무지&콘, 어피치, 제이지, 출처 :  http://www.econovill.com

그래도 카카오톡 프렌즈는 성공적이었다. 각각의 아이들에게 ‘사연’이 있더라. 전반적인 이야기가 궁금하다. 

'어피치'는 10대를 타겟으로 '네오'와 '프로도'는 20대를 타겟으로 했다. 중심 캐릭터는 '무지'지만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캐릭터가 다양해서 이제 ‘메인 캐릭터’의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캐릭터 마다 스토리가 있진 않았다. '튜브' 같은 경우에는 샘플 작업이었는데 이모티콘으로 쓰이면서 사랑 받게 됐다.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아무래도 이모티콘 디자인을 의뢰 받고 가장 처음 작업했던 '네오'다.



- 카카오톡 프렌즈 <네오>

의외다. 왠지 '어피치'를 좋아할 것 같았는데. 혹시 일반인이 모르는 카카오 프렌즈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

'프로도'와 '네오' 커플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사실 고양이와 개는 애증의 관계가 아닌가. 그래서 이 둘이 사랑에 빠지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사실 여기에 약간 스토리가 있는데, 원래는 두 캐릭터가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나오고 보니 어느새 둘이 사귀고 있더라.(웃음)



- 연인 사이인 <네오와 프로도>

코미디 빅리그 <까똑 친구들>이 화제였다. 원작자로서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렸다고 생각하나

코미디 빅리그를 보면서 개그맨들의 관찰 능력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더라. 관찰을 토대로 특징을 극대화해서인지 캐릭터의 느낌을 잘 살렸다.


카카오톡 오리지널 캐릭터와 현재 캐릭터와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최근에는 작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모티콘이 조금 다르긴 하다. 단순한 캐릭터라도 선과 원의 위치, 들이는 애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모두의 얼굴>이나 <카카오 프렌즈> 이모티콘을 보면 ‘표정’을 참 잘 캐치한다. 평소에 관찰을 즐겨 하나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나기도 하고, 직업적으로 관찰력이 곧 정보라고 생각한다.



- photo by  김상준

소통에서 이모티콘의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모티콘이 소통을 돕는다고 생각한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에 활기를 더한다. “ㅇㅇ” 같은 성의 없는 대답에서도 이모티콘과 함께라면 분위기가 좀 완화되지 않나…?


캐릭터 작업에 중점을 두는 부분

캐릭터는 대중에게 어필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할까’ 생각한다. 캐릭터만의 특징은 물론,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공감’을 이끄는 작업을 한다.   


<모두의 얼굴>과 <카카오톡 프렌즈> 캐릭터의 성공요인을 꼽자면 

시기 상 좋았던 것도 있고, 문화와 함께해서 인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너도 느끼고 나도 느끼는’ 공감 포인트를 잘 캐치했기 때문이 아닐까.



- 호조의 작업실, photo by 김상준



글로 읽는 독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유머와 센스가 넘친다. ‘호조식 유머’는 어디서 나오는지

콕 찝어 말할 순 없고, 모든 게 유머의 대상이다.   


갑자기 '캐릭터 디자이너' 호조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가 궁금하다. 

<심슨>을 가장 좋아한다. 명확하고 다양한 이미지가 있어서 좋다. 성인 코미디나 사회풍자를 하면서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와서 재밌다.



- <심슨>

앞으로의 계획 

게임 회사에 다니며 개인 작업을 하고 있는데 콜라보레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가끔은 내가 만든 틀 안에 스스로 갇히고 있지 않나 싶다. 끊임없이 변화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다. 

대중에게 어떤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나 

거창한 것에 얽매이지 않고 ‘그래도 되는 구나’ 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 본 인터뷰는 외부 필진 배아름, 포토 김상준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원문 보기 : http://magazine.notefolio.net/story/hozo_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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