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착증 진단받았다고 진짜 협착증일까
과장 진단 주의하자 - 척추, 이럴 땐 이렇게
동네 병원에서 엑스레이 찍으니 척추관 협착증이란다. 심지어는 십수 년 동안 협착증으로 알고 주사요법을 포함한 여러 치료를 받아왔다고 말하는 환자도 많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환자들 중에서 진단 결과 실제 척추 협착증을 갖고 있는 환자는 반도 안 된다. 즉, 제대로 진단을 받지도 않고 무분별한 치료를 받아 온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이 대목에서 일차 의료를 담당한 동네병원 선생님들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 너무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남발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너무 억울하다. 진짜 협착증은 심각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퇴행성 척추 질환의 종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디스크병 및 척추 협착증은 척추 질환 중 퇴행성 질환에 속한다. 퇴행성이라면 흔히 노화에 따른 노인성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생각이다.
1. 척추관 협착증
척추 내에서 신경이 지나다니는 통로가 좁아져서 신경압박이 지속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이경우 신경 주변의 뼈와 인대가 두꺼워져서 신경을 기계적으로, 그리고 비가역적으로 압박하는 게 문제이다. 한번 좁아진 통로는 저절로 넓어지는 법이 없다. 혈관이 좁아진 경우 풍선과 같은 기구로 넓힐 수 있지만, 척추협착증은 딱딱하게 좁아진 상황이라 풍선과 같은 기구를 이용한 시술로는 넓힐 수 없다. 즉, 한번 협착증이면 기계적으로 깎아내지 않는 이상 영원히 협착증이다. 수술이 필요하다.
2. 디스크 탈출증
협착증과 달리, 디스크 탈출증은 매우 가변적이다. 튀어나온 디스크에 의해 신경이 눌려 증상이 나타나지만, 협착과 달리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녹아 없어지기도 한다. 즉, 자연치유가 잘 된다는 얘기다. 이경우 경피적 시술을 하건 약과 물리치료로 보존요법을 하건 시간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결국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외도 있다). 만일, 당신이 협착증이라고 진단받고 경피적 시술로 나았다면 사실 애초에 협착증 성분보다는 디스크 성분이 주원인인 병이었을 것이다 (당신이 몰랐을 뿐).
3. 디스크 변성증
협착증이나 디스크 탈출증처럼 신경이 눌리지는 않고 척추 관절이나 디스크 자체에서 발생하는 요통이다. 이 경우는 대개 수술로 고칠 수 없고 주사요법이나 약물치료등 비수술 요법을 취하게 된다. 현대의학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완치가 잘 안 되니까...
4. 척추 전반 전위증
척추가 어긋나서 생기는 통증으로 대게는 협착증을 동반한다. 수술로써 고칠 수 있다. 시술은 임시변통이다. 나사못이나 기타 보강재료를 사용하여 척추분절을 강화시키는 수술이 원리이다. 다행히 요즘은 내시경이나 튜브를 이용한 최소침습 척추수술법이 발달하여 비교적 안전한 수술로 치료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병의 속성을 정확히 알아내고 병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함부로 척추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붙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협착증은 상당히 심각한 병이기 때문이다. 임계점을 넘은 협착증은 수술 밖에 치료 방법이 없다. 그러니, 담당 의사 선생님이 협착증이라는 말을 해주시면 이게 확진인지, 또한 그 범위와 정도는 어떠한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 줄 요약: 협착증이 진짜일까 확인해야 한다. 과장 진단에 과잉 치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