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적 행동 속에 담긴 마음
집에 와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이런저런 오늘 하루 있었던 기사를 훑어본다. 일가족 자살이란 기사를 얼마 전에도 본 것 같은데 역시 다들 살기가 어렵구나 하며 냉장고로 가서 맥주 한 캔을 꺼내서 다시 소파에 눕는다.
웬만한 기사부터 연예인 가십까지 쉴 틈 없이 다 보고 나서 최저가 쇼핑을 뒤적이다 릴스를 보다 보니 어느덧 새벽 두 시 버티던 눈이 감긴다.
카톡으로 만나자를 반복하다가 만나는 날. 문득 만나기가 부담스러워진다. 오랜 시간 못 보아서 만나긴 해야겠어서... 그간 만나자를 반복해서 무안해진 것도 있고 만나지 않으면 멀어질 것도 같은 믿지 못하는 마음을 묶고 싶어서 만나는 날이라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런 날은 얘기가 빙빙 겉돈다. 누군가를 험담하거나 하소연하거나 불만을 뿜어내는 사람의 입도 듣는 귀도 아프다. 모임을 위한 모임으로 서로 마주하고 있으나 서로 시계를 본다.
과자, 커피, 젤리를 쉴 틈 없이 집어넣으며 모니터를 응시했다. 할 일은 쌓였으나 퇴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시간은 부족하면서도 세월이 빨리 가길 바라는 냥 입에 자꾸 무언가를 넣고 있다. 쓴 삶과 단 것이 파쇄기에 밀어 넣어지는 이면지처럼 입으로 들어가 부서진다.
우울함 때문에 운동을 안 하게 돼서 우울한 것인가 운동을 안 해서 우울하기 시작해졌는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생각하다가..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걸 머릿속에 넣었으나 발걸음이 안 떨어진다.
당신은 지쳤어요..
지쳤다는 생각도 못 할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