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건성 삼명시 객가문화 체험기
이번 여행에서 아주 생경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沙县肩膀戏'라는 이 지역의 민속극 공연입니다.
어깨에 아이들 세우고 일체가 되어서 공연을 하는 전통극이죠.
아이와 아이를 받치고 있는 어른은 같은 옷을 입고 하나의 인물을 연기합니다. 두 사람의 협동이 매우 중요해지죠. 아이의 나이를 물어보니 5살이라고 합니다. 겁 없이 어깨 위에 서서 연기를 하는 아이들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우리 일행을 위해서 준비한 공연이었는데, 실은 내용이 뭔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대략 8명의 신선에 대한 이야기라고 들었습니다. 공연 내내 꼬마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신기해서 넋 놓고 쳐다봤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왜 꼭 이런 식의 연기를 하게 된 걸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증을 안은 채로 이 민속극의 유래에 대해 좀 알아봤습니다.
이 극의 핵심은 두 명이 한 몸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라 합니다. 동일한 의상을 입어 한 몸처럼 보이게 하고 실제 동작들도 아래의 어른과 올라선 아이가 한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동작을 나눠서 합니다. 몸을 회전하거나 무릎을 굽히는 동작들이 있는데 숙련이 필요해 보이더군요. 아이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보는 사람 몫인가 봅니다. 아주 태연하게 잘 움직이더군요. 아이들도 전혀 겁내지 않고요.
沙县의 특화된 민속극으로 역시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전통문화를 이렇게 아이와 어른이 같이 진행하니 맥이 끊길 걱정은 잠시 놓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독특한 공연을 보고 한국분 지인에게 이야기했더니, 잊고 있던 것들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이런 공연이 참 특이하다고 여겼는데, 실은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공연을 하기도 했으니깐요.
과거 남사당패들의 공연에도 어깨에 사람을 올려 공연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무동(舞童) 놀이'라고 하죠. '무동을 태운다'라고 하던 말이 있습니다. 요새는 거의 본 적이 없어 떠올리지 않았는데, 지인과의 대화 속에서 생각나더군요. 그러고 보면 중국과 유사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디서 어디로 전해 진 것인지 자체적인 생성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유사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모습들이 있습니다. 중국의 이 공연은 2인1체라는 개념이고, 한국의 무동놀이는 일종의 곡예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중국은 서사를 가진 가극이라면 우리네 것은 놀이, 즉 곡예공연에 더 가깝습니다.
공연을 끝내고 우리 일행들에게 직접 아이들을 태워보라는 제안에 남성분 두 분이 시도를 했죠.
이렇게 무사히 아이를 태우고 사진을 같이 찍었습니다.
어딜 가나 연일 카메라가 우리를 따라다니네요.
전날에는 泰宁古城에 있는 梅林戏(메이린시) 공연장에 갔었습니다. 오후에 들렸는데 이곳에서 전통극을 짧게 관람하고 직접 의상을 입고 간단한 동작을 배우는 체험을 했죠. 梅林戏는 앞서 설명한 肩膀戏와 함께 이 지역에서 전승되는 민간 戏曲(시취, 중국 전통극)입니다.
표준어가 아닌 지역 방언으로 공연을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공연내용은 역사, 설화, 가족윤리와 같은 내용이고 지역의 문화를 대표하는 공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매번 우리가 패왕별희 같은 영화에서 접하는 경극과 뭐가 다른가 용어가 좀 헷갈렸는데요.
이번 기회에 정리를 좀 해봤습니다.
중국의 극형식을 가진 모든 것을 戏剧라고 부릅니다. 그 아래에 戏曲라는 전통 연희극이 있으며, 다시 분화되어 京剧(경극)이 있는 거죠. 즉 우리가 접하는 경극은 세부적인 분화에서의 가장 하부구분으로 노래(창법) 중심으로 음악과 동작, 의상을 중요시하는 전통극입니다. 상징과 몸짓이 규범화되어 있어 배우들은 오랜 기간 동안 기술을 단련해야 합니다. 그에 반해 일반적인 극은 스토리 위주라 연기스킬이나 감정표현 대사가 중요하죠.
저희는 梅林戏 공연배우들로부터 동작을 배우고 의상을 입어봤는데요. 눈으로만 보던 복장을 직접 입어보니 색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빨간색 옷을 받았는데, 奖元(장원) 복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장원급제의 그 장원입니다. 그러니깐 문관의 복장이죠. 간단한 동작이라고 배웠는데 이게 쉽지 않더군요. 의복을 갖추는 동작인데 걸음걸이와 함께 거울을 보고 옷을 매만지는 단순한 동작처럼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몇 번을 해도 어려웠습니다. 결국엔 아주 단순화해서 영상에 담기는 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공연들을 보면 얼굴이 흰색으로 칠해진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배우의 말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흰색얼굴은 대부분 악역이라고 하네요. 더 많은 지식을 듣진 못했지만, 혹시라도 참고하시면 좋을 듯싶습니다.
이렇게 중국 어느 지방의 두 개의 공연을 체험해 봤습니다.
솔직히 이런 공연들은 외국인들이 접하긴 참 어렵습니다. 뭔 말인지 알아듣기 참 어렵기 때문이죠. 독특한 발성도 있겠지만, 방언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니깐요. 그래서 요샌 무대 옆이나 앞에 자막을 달아놓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렵습니다. 용어자체가 옛 단어들을 많이 쓰기 때문이죠. 아마도 판소리를 듣는 외국인들이 비슷한 감정일 듯싶습니다.
중국에 살면서 가끔 접하게 된 이런 것들을 직접 의상도 입어보고, 배워도 보니 재미있었네요.
오랜만에 마냥 어린아이처럼 신기해하면서 체험을 한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