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해왔었다
지독한 회피형인 나는 스스로 내보이기 찌질한 내면과
나잇값 못하는 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피해왔을 뿐이지
언제부터 이렇게 회피해왔던 걸까?
아마 많이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중학생 때는 꼭 보여드려야 하는
가정통신문을 부모님한테 안 보여 드려서 크게 혼난 적도 있고 커서는 공과금 국민연금 의료보험 같은 것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곤란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어른으로 자란 나는 결혼에 실패를 하였고 이혼을 하게 되었다.
이혼만 하면 살 것 같았고 모든 게 다 잘 될 줄 알았다
그때는 정말 그랬다
내가 이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매일 술을 마시고 누워만 있는 것은 잘못된 상대방과 이혼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막상 이혼한 삶이 그렇게 장밋빛은 아니었다
나는 똑같이 무기력하고 술로 현실도피하고
똑같이 우울한 인간이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문제를
내가 잘못된 사람이랑 결혼해서 그런 것이 라는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그고 나는 나인데 다른 인격인데
사실 결혼도 회피성으로 했던 건데 그런 결혼이 잘 될 리가 없었다
여우 피하려다 범 만난 꼴이랄까..
이혼 후 오히려 성숙해지고
그런 과거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여자들이 많이 있다
브런치 작가님들 중에도 많고
여러 직업군에도 많고..
확실한 건 나는 아니다..
이혼 전에는 이혼만 하면 나도 그런 멋진 돌싱이 될 거라고 상상했었다..
상상이라도 해야지 그냥은 버티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현실은 이혼을 해도 나라는 인간은 바뀐 게 없었다
내면의 성장은 그냥 되는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