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지하철에서...
일요일 아침이다. 조금은 늦은 아침. 바쁜 일상을 잊고 잠시 맨해튼의 게으름을 느끼고 싶은 탓인지, 일요일 아침의 시작은 늘 점심 즈음이 된다.
지하철을 타려고 플랫폼에서 기다리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다들 두터운 옷을 입고 담소를 나눈다. 평범한 일상. 지하철은 역시 한국의 지하철이 좋다. 이제 익숙해진 뉴욕 지하철과 사람들을 보면서,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지하철 F트레인을 타고, 오늘은 다운타운에 점심을 먹으러 갈 생각이다. 잠시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만난, 한 투자운용역을 만나 커피 한잔을 할 생각이다.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아직 답이 없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통상 전화통화보다는,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선호하는 탓에, 문자를 보내고 상대방의 회신을 기다린다. 문자는 통상 2시간 내, 이메일은 24시간 내에 회신을 해 주는 것이 예의다. 전화를 하면 상대방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니, 배려를 해 주자는 문화이다. 배울만 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최근 우연히 모 신문사에 기고문 부탁을 받아서 쓴 졸작(?)을 지인분께 읽어봐 달라고 했더니, 한번 글을 써라 권유를 한다. 내 글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사실, 한 번쯤은 이 곳에서의 생활을 글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행동이 느린 터라, 미루고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오늘 그 첫 반을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거창한 것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평범함을 좋아하는 탓에, 뉴욕 지하철에서의 첫 글쓰기라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