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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Nov 18. 2018

일기

거리의 만찬 1회를 봤다.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속한 사회의 일, 내 이웃의 일, 바로 당장 닥친 내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방송에서 언급된 한 아버지의 질문. '특수학교가 집 앞에 있으면 딸아이를 맘놓고 집앞 놀이터에 못 내보낼 것 같아요' 통합교육을 못 받은 사람이 사회를 도태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이 질문이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에 특수학교가 있다고 애를 마음 편히 놀이터에 못 내보내는 사회를 만들고 있는 건 자신들이 품은 편견과 이를 기반으로 내뱉는 무지한 발언이란 걸 알아야 할텐데. 보는 내내 한숨도 나오고 여러 번 울컥했다.


토론회에서 호소하는 어머니를 눈앞에 두고 나가버리던 정치인의 낯짝은 또 왜 그리 두꺼운지... 특수학교 건립으로도 밑바닥을 드러내는 사회 인식인데 통합교육은 진짜 말 그대로 먼 나라 이야기구나 싶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교육을 정말 못 받고 자랐구나, 보는 내내 계속 반성하게 만드는 방송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약자에게 '베푼다'라는 마음 가짐을 지닌다는 것부터 틀린 것이다. 그들은 내가 누리고 나의 부모가 누리고 나의 형제가 누리고 나의 친구들이 누리던 것을 똑같이 누리고자 할 뿐이다. 내가 '대가 없이' 누렸던 것들.  우리가 '대가 없이' 누리던 것들. 왜 그들은 '대가를 치르고' 누려야 할까. 마음이 착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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