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나의 가족들에겐 하나의 취미가 있는데, 바로 캠핑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떠나는 여행. 간혹 누군가는 따뜻한 집을 두고 왜 추운 바깥으로 나가냐며 비아냥을 하고, 나 또한 첫 캠핑을 가기 전까지 불편한 잠자리, 불편한 화장실을 극도록 싫어하기 때문에 대체 이걸 왜 가야 하냐며 강제로 끌려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첫 캠핑에서 나의 인식은 모두 바뀌었다. 여름에 가도 추워지는 새벽에 다 함께 모닥불을 피우고 그 주위에 오손도손 모여 나누는 이야기들. 야외에서 먹는 바비큐와 술(사실 이게 제일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일 좋은 건 별이 가늑한 밤하늘 아래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 순간 자체였다.
만약 나의 첫 캠핑에 내가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면 나는 그 뒤로는 절대 캠핑을 안 갈 성격이며 사실 불편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절대 시작도 안 했을 것이라 아직까지 캠핑 경험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 이렇게 지금도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며 핸드폰으로 글을 쓰고 있다.
술이 들어가 조금은 취한 상태로 따뜻한 불 앞에 앉아 쓰는 이 글을 나중에 보면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목요일이기에, 그리고 너무나 좋은 하루이기에 이렇게 짧은 글이라도 작성해본다. 지금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더욱더 무르익는 시간을 가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