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뇨롱 Apr 30. 2020

불멍의 매력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나의 가족들에겐 하나의 취미가 있는데, 바로 캠핑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떠나는 여행. 간혹 누군가는 따뜻한 집을 두고 왜 추운 바깥으로 나가냐며 비아냥을 하고, 나 또한 첫 캠핑을 가기 전까지 불편한 잠자리, 불편한 화장실을 극도록 싫어하기 때문에 대체 이걸 왜 가야 하냐며 강제로 끌려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첫 캠핑에서 나의 인식은 모두 바뀌었다. 여름에 가도 추워지는 새벽에 다 함께 모닥불을 피우고 그 주위에 오손도손 모여 나누는 이야기들. 야외에서 먹는 바비큐와 술(사실 이게 제일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일 좋은 건 별이 가늑한 밤하늘 아래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 순간 자체였다.


만약 나의 첫 캠핑에 내가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면 나는 그 뒤로는 절대 캠핑을 안 갈 성격이며  사실 불편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절대 시작도 안 했을 것이라 아직까지 캠핑 경험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 이렇게 지금도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며 핸드폰으로 글을 쓰고 있다.


술이 들어가 조금은 취한 상태로 따뜻한 불 앞에 앉아 쓰는 이 글을 나중에 보면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목요일이기에, 그리고 너무나 좋은 하루이기에 이렇게 짧은 글이라도 작성해본다. 지금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더욱더 무르익는 시간을 가지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