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나이 문화..

대체 태어난 연도에 소속감은 왜?

by LHJ

클라이밍 모임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나는 러너로써 볼때마다 의아한 현상들이 있다.

바로 많은 러닝 크루들이 특정연도에 태어난 사람을 대상으로만 크루 모집을 하는 곳이 꽤 많다는 것이다.

1991뛰꼬양.. 1997소란스런.. 이런식인데, 보통 해당 연도의 띠를 모티브로 크루명이 되어있다.

가입 의사가 전혀 없기에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대게 빠른 xx년생은 받지 않는 듯 출생연도에 대해서 제법 엄격하게 조건을 두고 있고 거의 모든 해에 러닝크루가 있다. 웃긴 건 91, 03 과 같이 띠동갑 크루들이 생기면 누가 더 '양'을 잘 컨셉으로 하는지 경쟁해야 하나 싶다.


같은 연도에 태어난 '친구'들끼리, 더 편하게 소통하며 함께 운동한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엔 이 현상이 기이하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같은 조건을 두고 러닝크루를 운영하는 곳은 한국만이 유일할 것 같다는 게 내상각이다.


오직 그 연도에 태어난 사람들만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느끼기에 너무 편협하다. 같은 운동을 영위하는 사람은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고, 특별히 동갑이라야 더 친해진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동갑이 더 편하다. 라고 느끼는 것은 바로 존댓말 문화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존댓말을 사용하다 보면 아무래도 상호간 마음을 터놓고 친해지기 어렵다.


클라이밍 크루를 운영하며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연령의 사람들을 보고 만나는데, 나이 한두살 높다고 상대를 높여 존대하기 시작하면 왜인지 그사람과는 그이상 친해지기가 어렵다. 어느새 상대방은 내게 조언하는 스탠스가 형성되고, 나는 유교적인 의미에서 손아랫사람이 된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 나이많은 사람도 정말로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에서 상대방과 말을 놓자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을 무시하겠다는 것은 전혀아니다. 그 사람과 정말로 편해지고 싶다는 뜻인데,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다지 친해지고 싶지 않다.


존댓말로 인해, 동갑이 아닌 다른 출생연도를 가진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 한국식 동 출생연도 크루들을 만들어낸 원인인 것 같다는게 내 해석이다.


셀수 없는 우주의 나이, 지구의 나이를 고려하자면 한낱 한두살 차이는 너무 적은것 같다는게 내지론이다. 오히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적어도 내출생연도 +-100살(100세시대 가장)까지는 모두 친구로 보는게 맞지 않나 하는게 내 해석이다. 친구라해서 너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위도아닌 아래도 아닌 동등한 존재로서 서로 웃고 떠들수 있으면 친구로 족하지 않을까.


내가 운영하는 클라이밍 크루에서 나이제한을 거는 것에 대해 꽤 깊은 고민을 했었고, 다소 죄책감까지 걸어가며 운영진들과 논의해 최소 수준의 나이제한을 걸어 두었다. 내 나이 무의미 주장에도 불구 나이제한을 건 것에 대한 나의 변명은 이렇다. 나느 나이 많은 분들에 대해서도 친구가 되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나를 손아래 사람으로 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국식 나이문화 아래 대게의 경우 한 10살 정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손아래 사람으로 대하는 것은 관례상 전혀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만든 클라이밍 크루라 해서 그들이 오픈마인드를 갖는 건 어려운 것 같았다. 따라서 최소 정도의 수준인 나이제한을 불가피하게 걸어두게 된 것이다.


반면, 같은 연도 출생 사람들만 모여 동질감을 형성하는 것은 내게 너무 의아하다. 한국식 나이문화에서 반말이 허용되는 아주 좁은 틈인 같은 출생연도 사람들만과 '친구'를 찾으려는 건, 너무나도 다른 출생연도의 좋고 즐거운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조금씩 더들면서 이정도면 또래지 하는 범위는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내가 몸소 겪은 바에 따르면 꽤 나이 차이가 난다고 여겨지는, 10살까지도 어색하게 나마 말을 놓으면 훨씬 편하다. 처음에는 5살까지 편하다, 이제는 6살, 7살 차이까지는 진심으로 친구처럼 여겨진다. 상대방도 동의하는 일이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나는 상대방도 거의 높은 비율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자신한다.


한국식 나이 문화를 내려놓고 보면, 친구가 될 수있는 사람은 너무도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