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들

by ocasam

지니야 최신 노래 틀어줘

시리야 오늘 날씨 알려줘

하이빅스비 문자 보내줘

손 발을 편안하게 해주는 부지런한 나의 비서들이다.


9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통행료 2800원이 결제되었습니다.

머리 쓸 일 없도록 궁금한 것을 알려주는 똑똑한 나의 비서들이다.


전방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습니다.

500미터 전방에 박스형 과속 단속에 주의하십시오.

자칫 기분 나쁘게 나갈 뻔한 돈을 아낄 수 있게 해주는 감사한 비서들이다.


전방에 연속으로 과속방지턱입니다.

스쿨존입니다. 서행하세요.

나와 다른 사람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비서들이다.


내 마음속에도 보이지 않는 비서들이 여럿 있다.

"주인님, 지금도 잘하고 있어요. 힘들지만 조금만 더 힘내세요."

나를 응원하고 용기를 주는 완벽한 비서다.


"인생 뭐 있어. 주인님, 그냥 즐기면서 살아요."

나를 나쁜 길로 인도하는 띨띨하고 못돼 처먹은 비서다.


완벽하든 그렇지 않든 비서는 비서일 뿐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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