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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30. 2019
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
요즘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IR 피칭 멘토링을 진행하다 보면, 수많은 사업 아이템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삶에서 4차 산업 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가는 느낌이다.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사실, 빅데이터라는 개념은 뼛속까지 문과인 필자에게 쉬운 개념은 아니었다. 어렴풋하게 의미 정도만 알고 있던 차에, '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라는 책의 서평 의뢰가 와서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서울대 조성준 교수가 쓴 대중 교양서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냈고 통찰이 번득인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빅데이터의 사회적 효용가치 부분부터 펼쳐 보았다. 빅데이터의 공익적 가치를 활용해서 사회 혁신을 이루어낸 의미 있는 사례는 무엇일까? 저자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혁신을 이루어낸 사례로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 결정을 예로 들었다. 심야 통화 기지국 위치 데이터, 가입자 주소 데이터, 스마트카드를 통한 택시 승하차 데이터, 노선 부근 유동인구 데이터 등을 확보해서 융합함으로써 최적의 심야버스 노선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례로, 조류독감의 일자별 확산 데이터를 지도상에 시각화하여, 독감이 도로를 따라 확산된다는 시사점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전까지는 철새가 돌아다니면서 조류독감 병원균을 옮긴다고 알려졌는데, 발병 원인은 철새이지만 확산은 차량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가축 방문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여 조류독감의 확산 방지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빅데이터란 무엇이며, 왜 이것에 주목해야 하며, 어떻게 생산-저장-활용되며,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는가? 저자는 빅데이터를 이해해야 다가올 미래에 원하는 것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 변화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인데, 그것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빅데이터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통한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빅데이터가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자원이자 화폐'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오늘날 IT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무리 없이 처리하게 되었으며,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가치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이제 빅데이터의 이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 역량이 되었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혁신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저자는 빅데이터가 열어가는 세상에서 부정적 측면의 논쟁도 있다고 하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진보할 것인가, 아니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과거에 머물 것인가?"라는 진중한 질문을 던진다. 역사적으로 볼 때 언제나 진보는 득과 실이 함께 존재해 왔다. 저자는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 진보는 피할 수 없는 미래이며, "생산성을 포기하기보다는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함께 찾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 책의 말미에서 던지는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다. "데이터의 생산자로서 어떠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