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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떼 Apr 20. 2020

거래처 직원 덕분에 시작하게 된 글쓰기

언니는 글 잘 써서 좋겠다. 나는 언니만큼은 근데 못쓸 것 같아.

지금 제가 이렇게 브런치에서 글을 쓸 수 있도록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회사의 거래처 직원입니다.


'뭐라고? 거래처 직원이 왜... 어떻게 영향을   있었을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저희의 관계를 거래처 직원으로 적으면서 거래처 직원과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발전하고 영향을 받을  있어서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감사할 일입니다.


지금의 저는 회사가 아주 밉고 싫지만 글을 쓰는 재미를 알려준 사람을 알게 해 준 곳이라 어떻게 보면 또 제 인생을 바꿔준 셈이기도 합니다.  점에서는 적어도 회사에 고마워해야겠습니다.




처음 시작은 거래처 직원으로 시작해 영업을 나가면서였습니다.   취직을 빨리한 편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나이가 적은 편이어서 또래가 많지 않아 친하게 지냈습니다. 자주 만나다 보니 편해져서 영화도 같이 보러 가고 저녁도 따로 만나 먹기도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평소 언니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는데, 언니를 보고 저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자극을  받았고 좋은 책들도 추천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가 갑자기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저도 열 생각은 있었지만 '생각만' 하던 블로그를 언니를 따라 열었습니다. 그리고 띄엄띄엄 글을 썼습니다. 방문자   100명을 넘기고 싶었던 마음에 꾸준히 글을 올리려고 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글을 자주 쓰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아 돈을 걸고 '챌린저스'라는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아  3회 정도씩 포스팅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챌린저스라는 앱에 대해서도 글을 써보겠습니다.)


그러던  언니가 학생 시절부터 소설 취미로 써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1 정도는  달에 단편을  편씩 썼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고등학생 때 주변에 재미로 글을 쓰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대학생이 되어서도, 사회에 나와서도 소설을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아무도 저에게 밝히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요.)


저는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시간이 많아야 될 거야.' 혹은 '경험이 많아야 쓸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와 나이도 비슷하고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언니가 퇴근 후 시간을 쪼개 한 달에 한 편씩 소설을 쓴다는 것에, 그리고 그 글이 정말 대단히 재미있었다는 것에 정말 놀랐습니다. 언니의 소설에 대한 열정이 저에게 다른 세계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어릴 적의 저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했고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생각나는 소재는 많았으나 글을 막상 쓰기까지의 추진력이 없어 항상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만'하였습니다. 글을 쓰려고 하다가도 잘 못쓸 것 같다는 생각에 지레 포기하면서 계속해서 글감을 날리고 완성된 글을 써본 적이 없는 터라 지금 다시 시작을 하려고 해도 글을 완성시킬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방황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언니의 그 열정은 식지 않고 매 달 계속 새로운 소설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 열정에 자극을 받아 저는 계속 뭐라도 끄적끄적 써보려고 했습니다.

 


언니를 따라 소설을 쓰면서 궁금한 것을 언니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소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하고 글도 조금씩 써보았지만 막상 생각한 이야기를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소재를 가지고 누가 소설을 대신 써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끝까지 써낼 자신이 없어서요.


그런 와중에도 시간은 야속하게 지나고 한 달에 한 번 혹은 2~3주 만에 척척 단편 한 편을 완성했다고 말하는 언니가 너무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언니에게 궁금하다며 소설을 보여달라고 하였습니다.


언니의 소설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정말 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부러움 반, 투정 반으로 언니에게 말했습니다.


"언니는 글 잘 써서 좋겠다. 나는 아무리 써도 언니만큼은 근데 못쓸 것 같아."


그랬더니 언니가 하는 말.


"당연히 그래야지. 내가 글을 써 온 시간이 있는데 하나도 다르지 않으면 좀 억울하지 않을까."


언니는 이전부터 자신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큼 글을 써왔는지를 말해 주었습니다.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는데도 저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 해졌습니다.


'나는 단 한 번도 써보지도 않아놓고 여태까지 노력해 온 사람의 성과만을 부러워했구나. '



대학생 때 논문을 제외하고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썼던 자소서들을 제외하고는 완성된 글을 써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습니다.


단편을 한 편 완성하는 것은 제게는 너무나도 어려웠고 저는 그 문제를 부족한 문장력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블로그도 하고 있고 쓰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노트에 써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브런치에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이 주제, 저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고 나니 재미있었습니다. 생각도 정리가 많이 되었고요. 그리고 부족한 글솜씨에도 불구하고 구독을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내 글도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위안이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이 되고 또 피드백을 받으니 더욱 즐겁고 신이 나더라고요.




이제 저는 거래처 직원 언니에게 배운 글쓰기 습관으로 저의 매일매일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옛날과 같이 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먼저 써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막상 끝내는 힘이 부족해서 막상 시작은 해놓고 끝내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잘 쓰려고 생각하다 보니 너무 부담을 갖게 되어 글을 쓰는 것이 정말 좋다가도 잘 진행이 되지 않으면 힘이 쭉 빠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힘을 빼고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부담을 갖지 않고요. 이야기를 끝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는 데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이야기를 쓸지 생각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고 힘들었던 기억을 쓰면서 치유를 받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글감을 쌓아가다 보니 나중에 그 리스트를 보면서 그중에 마무리 짓고 싶은 글들을 골라서 마무리 짓습니다. 이 글도 사실은 몇 주 전에 쓰다가 만 글을 다시 심폐 소생한 것이지요. 그래도 즐겁습니다. 이제 드디어 글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아직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남들과 비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제 페이스대로 계속 글을 쓰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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