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될 일도 없을 텐데
사는 노하우가 쌓일수록 기술이 늘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감당하지 못할 일들은 호르몬 때문이고, 하루하루 호르몬은 격변한다.
호르몬이라는 게 사람을 지배하면, 나이를 핑계대면 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친절과 배려는 오랜 시간 학습되는 집안의 관습과도 같다.
처음 결혼하고 몇 가지 당황한 게 있었다.
사랑의 방향에 대해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내리사랑인지, 웃어른공경인지.
과자나 음료를 흘리면, '닦으면 된다'라고 비교적 너그러운 집안에 자랐다. 옷에 음식을 묻혀도 '괜찮아, 빨면 돼. 안 빨리면 그냥 집에서 입어.'와 같은 말을 듣고 자랐다. 다정해서 좋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를 대비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시댁에서 과자를 먹다가 쏟은 적 있었다. 그런 야유와 민망함은 처음이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지 못해서 말문이 막혔다.
명절 선물을 들고 친척을 찾아뵈면, 아무리 작은 거라도 "이거 제가 준비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하는 게 예의라고 배웠다. 그러면 아름답게도 "아이고, 고맙데이. 잘 쓸게. 너도 새해 복 많이 받거라." 할머니가 손녀딸을, 손주를, 며느리를 칭찬할 시간이 있었다. 시댁은 아니었다. 조용히 현관에 두고, 겸손하게 말을 하지 않는 게 예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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