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 지구 시리즈
20년 전에 신현득 교수님께 1:1 검수가 다 끝난 작품입니다. 저작권 법을 존중해 주십시오.
동시) 지구 1
할머니들보다도 주름 많은 지구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시대에도
살아 있었다면 몇 살일까?
천살?
아니면 십만 살?
나는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쳤다 오므렸다
한 번만 해 보이면 되는데
과학자 아줌마 아저씨들
오늘도 역사책 쓰고 있을 지구
46억 살이래
46억 살이면 동그라미 몇 개를
세야 하는지 알수 없지만
언젠가는 오늘의 역사도 지구 품속에서
하나의 타임캡술 될 거예요
동시) 지구 2
우리 모두의 엄마인 지구는
언제나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돌아요
우리 모두 들으라고
새들의 지저귐을 연주하고
우리 모두 보라고 바다 물고기
수중 발레단 지휘하고
우리 모두 잠들게 하려고
풀잎 냄새 밴 흙 장판 깔아 놓고
23시간 56분 4초 동안
하루 회전하고 365일 쉬지 않고
태양 주우를 빙글빙글 도는데
우리 모두는 매일 학교에서 집으로
집에서 학원으로 지구 엄마처럼
원을 그리며 돌아요
지구 엄마는 어지럽지 않다는데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우리는 어지러워요
동시) 지구 3
무엇을 먹고사는지
허리 둘레가 40.075km나 되고
언제부터 우리를 아가라 불렀는지
모를 우리 지구 엄마는 뚱보
공기, 물, 꽃향기,
나무에 매달린 사과, 감 등
몸에 좋은 건 우리 먹어라 하면서
낮에는 태양 빛
밤에는 달빛 쬐어주며
잘 자라라고 쓰다듬어 주는
우리들의 지구 엄마
지구 엄마를 뚱보라고 놀리 수 없는 건
우리를 위해 오늘도
땅에 씨를 심고
밤하늘에 별을 심고
언제나 새싹처럼 잘 자라라고
공기를 먹여주기 때문
동시) 지구의 어린시절
꼬맹이 지구야!
네가 어렸을 적엔 바다가 없었지
이리 펑 저리 펑
뭐가 그리 화가 나는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들뿐이었지
그런데 웃을 줄 모르는 자기 얼굴이 슬펐는지
수증기 같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보내서
몸 안에 다 담아 둘 수가 없었나봐
그 눈물들이 날개를 달고 하늘위로 올라가서
땅위에 비를 내리기 시작했어
내리고 또 내리고
멈추지 않는 비 때문에 땅위의 구멍들 안에
물이 고이고 바다가 생기기 시작했어
너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