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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씨네 Oh Cine Feb 25. 2019

오씨네 영화리뷰<증인>

성공과 양심 사이의 갈등, 소외계층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는 착한 이야기.


영화 <증인,2018>


감독 : 이한

출연 : 정우성, 김향기, 이규형, 장영남, 염혜란, 박근형, 송윤아


             


정의와 욕망 사이에서의 갈등.

적당히 유쾌하고 꽤나 따뜻한.

순수하고 착한 아름다운 이야기.





민변 출신으로 한 때는 정의감에 불타올랐지만 현재는 대형 로펌으로 옮겨 출세를 원하는 변호사 양순호(정우성)는 성공을 위한 단계로서 필요한 한 사건을 맡게되고, 그 사건에서 중요한 목격자를 만나게 된다. 그 유일한 목격자는 15살 자폐아 임지우(김향기). 순호는 지우에게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기 위해 다가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129분이란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힘은 영화 중반 1심 선고 후 한 인물의 사건 반전이다. 예측불허의 충격적인 반전까진 아니지만, 그 이후로 서서히 변해가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착하고 착한 시나리오.

영화는 한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작으로, 착한 영화를 만들기로 유명한 <완득이>의 이한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섬세하게 완성됐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이한 감독의 인터뷰 장면을 봤다. 참 순박하고 정이많은 사람처럼 보여서 어리숙한 과일가게 아저씨같은 인상이 푸근하고 좋았는데, 영화에도 역시 순수한 영혼의 인물을 순백하게 그려내 지저분한 내 마음을 정화시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불필요한 인물이나 난잡하고 뻔한 스토리 등이 단점으로 지적될 수는 있겠으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쉽고 간결하게 전달한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으로 보인다.





사람냄새나는 김향기.

어쩌면 작위적이고 억지눈물 짜내기의 뻔하게 보일 수 있었던 시나리오를 감동 스토리로 바꿔낸 것은 김향기 배우의 자폐아 연기가 아닐까 싶다. <신과함께>에서 귀인이나 찾는 아역배우로 알려져있지만 <영주>, <눈길> 등 꽤나 다양하고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GV에서 직접 보고, 생각이 깊고 말도 조곤조곤 조리있게 잘하면서 상당히 어른스러운 모습에 내심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작품으로 배우로서 더욱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





반가운 정우성의 사슴같은 눈빛.

내 머릿속 정우성 배우는 잘생기고 멋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한 느낌의 이미지가 있다. 최근 <강철비>, <아수라>,<더킹>등 너무 악하거나 강해보이려는 이미지가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었는데, 이 작품에선 <비트>,<내 머리속의 지우개> 에서 봤던 흔들리는 동공연기를 볼 수 있어 유독 반가웠다. 조금 스토리상 불필요한 느낌은 있지만 송윤아와의 케미도 좋았다. 송윤아 배우는 세월이 지날수록 기품있고 우아하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맡은 바 역할을 톡톡히 하는 감초같은 조연배우들도 눈에 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순박한 검사 '희중'역 이규형배우, 극 중 순호와 지우의 연결을 돕는 지우 엄마 현정 역의 장영남 배우, 그리고 영화에서 극의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란 역의 염혜란 배우까지. 조연들의 빈틈없는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 영화와 주연배우들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당신은 좋은사람입니까.

지우가 순호에게 묻는 대사이기도하고, 순호가 본인한테 스스로 묻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도 스스로 돌아봤다. 지난 삶을 반성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마음가짐도 달리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이자 명대사였다. 이 영화는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교육자료로 쓰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수준이 올라갈 수록 소외계층 혹은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도 함께 정립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과연 나는 좋은 사람 입니까?"


"양심과 욕심 사이, 망설이지 않을 수 있을까."


"파란색 젤리는 믿을 수 있어요."




☆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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