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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현 Mar 03. 2017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싫고

추억의 무채화




추억이란 시력과도 같아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된다.
  
어떤 이는 한쪽 눈을 가리고도 쉽게 추억을 꺼내 오는가 하면
어떤 이는 같은 추억을 눈을 찡그려 기억해 내야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진하게 남아버린 추억의 잔상에 다른 추억까지 꺼내놓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이미 흐릿해 버린 추억을 찾으려 안경을 써야 하기도 한다.
  
그렇게 똑같은 추억의 장면 속
너는 나를 아프게 기억했고
나는 너를 아쉽게 기록했다.
  
너의 그날은 끊임없이 아프게 다가오는 하얀색 잔상이 되었고,
나의 그날은 다시는 너를 보지 않아도 될 검은색 잔상으로 새겨졌다.
  
그렇게 우린 달라져 버린 추억을 꺼내놓으며
현재 우리가 서로의 옆에 있지 않음을 실감한다.
  
처음 우리의 추억은 핑크색이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며, 
우리의 빈틈 사이로 새로운 색이 스며들어 추억을 뒤섞어버린 걸까 
어쩌면 그것이 추억의 질감을 변하게 한 건지도 모른다.


우리가 늘 함께 있었다면, 
핑크색 추억은 여전히 핑크색이었을까?
  
우리가 같이 있던 순간조차 서로 다른 감정이었기에 
결국 우리의 추억이 무채색이 되어 버린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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