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하는 엄마가 필요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느낀 엄마의 자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나희도의 엄마는 너무 밉상이다. 희도 엄마 캐릭터는 다른 드라마에서도 주로 보여지는 "엘리트들의 독한 엄마들이 보이는 흔한 캐릭터 유형"이긴 하지만(스카이캐슬 등) 그래도 보통은 애가 어른이 될 때 즈음엔 정신 차리지 않나, 저렇게 할머니가 돼서까지 정신 못차리는 걸 보니 화가 나서 더 이상 보기가 힘들었다.
내가 화가 났던 건, 희도의 딸이 “할머니, (엄마가 금메달 훔쳤다는 의혹을 받는다는 기사를) 보도했을 때 힘들었겠어”라는 말에, “그러게, 근데 네 엄마는 모르더라”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제일 힘든 건 희도 엄마가 아니라 희도인데, 희도 엄마는 그 상황에서 본인이 힘든 것을 내세울 자격이 있는건가? 정말 엄마로서 자격 박탈이다.
당시에 희도에게 사과를 해도 부족했을텐데, 어쩜 집에 오자마자 스티커를 모은다고 핀잔을 주는걸까. 희도가 받았을 상처가 가늠이 안된다.
질문(혹은 할머니에 대한 공감)을 그 따위로 한 희도의 딸도 이상하지만 (자기 엄마 힘든건 이해 못하면서 자기 할머니 힘든것만 이해함) 거기에다 대고 맞장구를 치는 희도 엄마는 정말 꼴불견이었다. 30년이 지났으니 세월만큼 철이 눈꼽만큼이라도 들었더라면 그래도 "아니야, 할머니가 잘못 했었지" 라고 말했어야 할텐데.
사진관에서 희도가 엄마에게 ‘엄마는 칭찬을 어쩜 이렇게 안해?’라고 말했을 때, 엄마는 그랬다. ‘나는 너를 칭찬하는 사람이 아니라, 칭찬 받게 하는 사람이야’라고.
희도 엄마는 본인이 코치 혹은 스파르타 선생인 줄 아는가보다. 엄마란 존재는 아이가 밖에서 무시당하고 깨지더라도 따뜻하게 감싸주는 포근한 침대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엄마라는 작자가 오히려 애를 벼랑 끝에 내몰고, 자꾸 상처를 준다. 하물며 양코치라는 사람도 희도를 결정적인 순간에는 감싸주는데 희도 엄마는 희도를 숨막히게 한다.
칭찬받게 만드는 엄마는 필요없다. 아이게겐 칭찬해주는 엄마가 필요하다.
밖에서 혼이 나고, 자격정지를 당해도 안겨서 울수 있게 해주는, 유림 아빠같은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