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스킨 스케치북

비싸지만 짱짱한 스케치북

by 슬슬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2012년, 어떤 작가가 몰스킨에 그림을 그린 것을 보고 그것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웬걸 너무 비싼 거다. 중고나*에서 검색을 해보니 몇 권이 올라와 있었다. 두 권을 구매했다.


그림을 그릴 때 팔레트에 물감을 짜고 다 쓰지 못하면 몰스킨 노트에 바르기 시작했다. 비싼 노트에 남은 물감 바르기라니...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물감을 아무 생각 없이 칠하는 게 좋았다. 여전히 그 작업은 진행 중이다. 이제 내년이면 그림을 그린 지 10년째다. 오! 10년이라니 꽤 멋지다. (결과물은 그다지.. 그래도 나름 장인의 길로 들어서는 걸까? 뭐래냐. ㅋ)





KakaoTalk_20201208_051947964_07.jpg 내 책상에 있는 다육이를 그려보았다. 그걸 바라보는 '나' 혹은 '너'







여전히 '가격이 뭐 이렇게 비싸?'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는 꾸준히 몰스킨에 그림을 그린다. 일단 종이 재질이 나에게 딱이다.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리는 나는 일반 스케치북을 쓸 때에는 조심을 해야 한다. 그러나 몰스킨 스케치북 종이의 재질은 매우 질겨서 아무리 힘을 주어 그림을 그려도 종이가 구멍이 난다거나, 운다거나, 찢어지지 않는다. 무슨 그림을 온 힘을 다해 그리냐고? 글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재미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랄까? 물론 매번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종이 색깔이 마음에 쏙 든다. 종이의 색은 스케치북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아이보리색을 띤다. 하얀색 종이에 그릴 때와 다르게 분위기가 좋다. 막 그려도 멋져 보이는 건 종이 색깔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KakaoTalk_20201208_051947964_05.jpg 내가 좋아하는 연필 <스테들러 8B> 마구 눌러서 그려도 몰스킨 스케치북은 잘 버텨준다.





KakaoTalk_20201208_051947964_03.jpg 오리는 선이 아름다운 동물이다. 뒤뚱뒤뚱 오리를 그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KakaoTalk_20201208_051947964_02.jpg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가끔은 슬퍼요.






비싸지만 그 어떤 스케치북보다 짱짱한 몰스킨 스케치북을 나는 앞으로도 애용할 것 같다. 두 권을 꽉 채우고, 지금은 세 권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언젠가 개인전을 하게 된다면 몰스킨 스케치북을 함께 전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