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보가 되면 사람들은 나를 보고 웃는다. 자기보다 못한 놈이라고 뽐내면서 말이다. 내가 바보가 되면 마음씨 착한 친구가 모인다. 불쌍한 친구를 돕기 위해서 내가 바보가 되면 약삭빠른 친구는 다 떠난다. 도움받을 가치가 없다고. 내가 바보가 되면 정말 바보는 다 떠나고 진정한 친구만 남는다. 내가 바보가 되면 세상이 천국으로 보인다. 그냥 이대로가 좋으니까.
갱년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 색깔을 숨기지 않게 되었다. 가끔은 혼자가 되어 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하기 싫은 일. 보기 싫은 사람.
많은 규제와 관념에서 벗어나 가감 없이 나를 드러낸다.
어린 시절의 추억 속 많은 친척들..
겉으로 예를 다하지만 돌아서면 뒤에서 남을 흉보기에 급급했고..
긴 학창 시절 감옥 같은 학교를 꾸역꾸역 다니던 것도 참 곤욕이었는데,
물론 그곳에서 많은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한분쯤은 기억에 남기고 싶은 선생님도 계셨지만 ,
그곳에서도 나는 경쟁과 불공정 그리고 폭력과 폭언이 난무하던 시절을 보냈고,
무지개를 쫓아 떠난 긴 외국생활,
그리고 외로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나 자신..
내가 만난 많은 내 또래 여자들은 가정에 헌신하고 가족의 성공을 자신의 행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었는데.
나는 왜 그게 안되는지...
그래서 여행을 떠난다. 매번 실패할 걸 알면서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길 바라며, 언젠가는 나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까.. 그곳으로 들어가 그들과 꿈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