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웨이트를 시작한 이후로 나는 부쩍 영양 균형을 고려한 식사를 하려 한다. 자기 전에 봉지 과자를 먹던 습관도 버렸다(가장 힘든 일이었다). 저녁에 봉지 과자 먹는 습관은 금연 이후 지속된 안 좋은 습관이었다. 과자에 묻어있는 자극적인 시즈닝의 중독을 벗어나는 게 단기간에 되진 않았지만, 여하튼 끊어내었다. 탄단지 발란스가 좋은 샌드위치를 하루에 한 끼니에는 꼭 넣으려 한다. 하지만 가끔 정크푸드가 먹고싶다. 단 음식을 입안 가득 넣고 우물거리고 싶다. 그럴 땐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맥도널드의 맥모닝인 핫케이크를 먹었다. 그런데 빈 속에 핫케이크를 먹는 게 위장에는 자극을 많이 주었는지, 핫케이크를 먹은 날은 하루종일 속이 더부룩했다.
맥도널드 핫케이크를 대체할 또 다른 음식 찾고 있을 때 발견한 건 CU 점보샌드위치! 식빵 네 겹을 쌓아 만든 샌드위치에는 내가 좋아하는 으깬 감자샐러드와 딸기잼이 들어있고, 양상추도 몇 가닥 들어있어 나의 양심을 지켜준다. 감자샐러드는 내가 먹어본 어떤 샐러드보다 달고 질퍽거려 당이 상당히 들어있음을 짐작 캐 한다.
당과 멘털이 떨어지는 퇴근길엔 습관적으로 CU편의점에 들러 이 샌드위치를 발견하면 홀린 듯이 집어 계산하고 나온다. '오늘 안 먹으면 내일 먹으면 돼.' 하는 마음으로, 15그램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있으면 근손실은 막을 수 있지 아닌가 하는 자기 합리화를 가득 담고 말이다. 국, 밥, 반찬이 세트로 있어야 제대로 된 식사라고들 생각하는데, 나에겐 점보 4단 샌드위치가 멋진 식사메뉴이며 이것을 먹는 시간이 나의 힐링 모먼트이기도 하다. 식사 뭐 별거 있나. 내가 즐거우면 뭐든 좋은 거다. 여하튼, 그래서 말인데 이 글을 읽을 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CU관계자가 이 글을 우연히 접하신다면 점보샌드위치 제발 단종하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