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 바람의 방향

《기록되지 않은 황제》

by 여철기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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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강 쪽에서부터 왔다.

보초는 그것을 처음엔 안개라고 생각했다. 드니프로 상류의 밤안개는 강변을 따라 기어오른다. 늘 그랬다.

그러나 안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건 냄새가 났다. 마른 풀과 기름과 나무가 타는 냄새.

그는 종을 쳤다.

한 번.

두 번째를 치기 전에 말굽 소리가 들렸다. 강 건너에서 온 소리가 아니었다. 이미 이쪽이었다.

기병이었다. 낮은 자세. 짧은 창. 깃발은 없었다.

역참 지붕에 불화살이 꽂혔다. 하나. 둘. 마른 갈대 지붕이 숨을 들이쉬듯 불을 받아들였다.

보초는 뒤로 물러섰다. 창을 들었다. 손이 떨렸다.

기병 하나가 그를 지나쳤다. 베지 않았다. 보급 마차를 향해 달렸다. 마차의 덮개가 불탔다. 말이 비명을 질렀다.

세 번째 종을 치려 했다.

종이 없었다. 종대가 쓰러져 있었다.

연기가 올랐다. 세 갈래였다. 역참 셋이 같은 시각에 타고 있었다.

그는 뛰었다.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다만 불에서 멀어지려 했다.

새벽이 오기 전에 기병은 사라졌다. 온 방향으로 돌아갔다. 강 너머로.

남은 것은 연기뿐이었다.

누가, 왜, 이 보고는 아직 어디에도 올라가지 않았다.


같은 시각, 콘스탄티노플.

마르코스는 그날 기록을 두 번 접었다.

한 번은 바람 때문이었고, 다른 한 번은 사람 때문이었다.

콘스탄티노플의 봄은 바다에서 불어왔다. 황금빛 물결 위로 상선이 천천히 미끄러졌고, 성벽 아래 시장에서는 향신료 냄새와 소금 냄새가 뒤섞였다. 겉으로 보기엔 평온한 제국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재상들이 또 모였다고?"

황궁 서고의 창문을 닫으며 마르코스가 중얼거렸다. 서기관들은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한 달 동안 재상단은 열세 번 모였다. 모두가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능력황제의 임기가 끝난다.

그리고 이번엔, 문관이 아니라 장수가 후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같은 시각, 재상단 회의실.

니키타스는 보고서를 덮으며 말했다.

"국경군단 출신을 능력황제로 세우는 것은 위험합니다."

말은 공손했다. 계산은 그 안에 숨어 있었다.

"칼을 쥔 사람이 궁정까지 쥐게 되면, 제국은 균형을 잃습니다. 제국은 전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세금과 무역으로 유지됩니다."

재상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했다.


테오도라는 창가에 서 있었다.

황금빛 돔이 보이는 도시를 내려다보며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아직 제국을 본 적이 없어요."

"폐하께서는 제국 그 자체이십니다."

시종장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게 문제예요."

스물일곱. 황제의 나이치고는 어리지 않았다. 10년을 황위에 있었다. 그러나 재상들은 늘 공손했고, 늘 그녀보다 한 발 앞서 결정했다.

니키타스가 들어와 고개를 숙였다.

"국경군단 출신 장수를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폐하."

"왜죠?"

"위험합니다."

"재상이 위험하다고 하면 저는 들어야 하나요?"

니키타스가 잠깐 멈췄다. 10년 동안 테오도라는 이런 식으로 묻지 않았다.

"그 사람 이름이 뭐죠?"

"니케포로스입니다. 북방 출신입니다."

"어떤 사람인가요?"

"많이 싸워본 사람입니다."

테오도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창밖을 봤다.

마르코스는 문 밖에서 그 침묵을 들었다. 기록했다.

폐하가 처음으로 재상의 말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니케포로스가 수도에 도착한 건 밤이었다.

성문이 열리고 도시의 불빛이 쏟아졌다.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긴 망토 아래 북방의 흙이 아직 묻어 있었다. 말굽이 돌바닥에 닿을 때마다 소리가 골목을 타고 올라갔다. 수도의 거리는 전장보다 좁았다. 건물이 양쪽에서 벽처럼 서 있었다. 그 벽 사이로 향 냄새와 하수 냄새가 뒤섞여 올라왔다.

부관이 말했다.

"장군, 이번엔 전장이 아닙니다."

니케포로스는 도시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전장이 아닌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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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알현.

대성전이 아니었다. 소알현실이었다. 작은 방. 높은 창 하나. 빛이 비스듬히 들어와 바닥에 긴 줄을 그었다.

테오도라가 옥좌에서 그를 내려다봤다.

생각보다 조용한 사람이었다. 무릎을 꿇었지만 작아지지 않았다. 재상들은 늘 고개를 숙이면서도 눈을 굴렸다. 이 사람은 고개를 숙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군화에 묻은 흙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 북방의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바람과 말과 풀과 강. 이 궁정에서 나지 않는 냄새였다.

"니케포로스."

"폐하."

"당신은 왜 싸웁니까?"

예상 밖의 질문이었다. 재상들이 굳었다.

잠시 정적. 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두 사람 사이를 가르고 있었다.

"굶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눈이 흔들렸다.

"그리고," 그가 덧붙였다.

"싸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테오도라가 재상들을 한 번 돌아봤다. 니키타스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그녀가 말했다.

"선출을 확정하겠소."

"폐하, 아직 절차가---"

"이의 있소?"

이의는 없었다.


선출 7일 전.

그리고 같은 시각, 북쪽.

드니프로 강 위에 낯선 깃발이 떠오르고 있었다.

스비아토슬라프는 이미 남쪽을 보고 있었다. 3년째 흉작이었다. 부족장들이 술자리에서 칼을 꺼내기 시작했다. 젊은 전사들의 눈이 달라졌다.

그는 알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먼저 흔들리는 건 자신이다.

멀리 강변에서 연기가 아직 올라오고 있었다. 새벽에 탄 역참의 연기였다.

그 연기를 누가 올렸는지, 수도에서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마르코스의 기록.

선출 7일 전. 제국은 아직 조용하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폐하가 니케포로스를 선택한 이유를 재상들은 끝내 몰랐다. 나도 몰랐다. 다만 한 가지는 알았다. 재상들은 폐하 앞에서 늘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니케포로스는 무릎을 꿇고도 눈을 내리깔지 않았다.

그 차이를 폐하는 10년 만에 처음 본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북방에서 보고 하나가 올라왔다. 역참 소실. 원인 불명. 석 줄짜리 보고였다. 아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따로 묶어두었다. 이유는 설명할 수 없었다. 다만 냄새가 났다. 종이 위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라, 방향에서 나는 냄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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