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지 않은 황제》
대성전의 종이 세 번 울렸다.
첫 번째 종은 성벽 안에서 울렸다. 두 번째는 항구까지 닿았다. 세 번째는 바다 위로 빠져나갔다. 갈매기들이 돔 위에서 날아올랐다.
콘스탄티노플의 아침은 맑았다.
드니프로는 그렇지 않았다.
대성전.
빛이 돔 아래로 쏟아졌다. 높은 창에서 들어오는 빛은 향 연기를 통과하며 금빛으로 바뀌었다. 공기 자체가 빛나는 것 같았다.
군단장들이 도열했다. 갑옷이 빛을 받아 일렁였다. 성직자의 향로가 천천히 흔들렸다. 연기가 천장을 향해 올랐다. 달콤하고 무거운 냄새였다. 숨을 쉬면 폐 안까지 금빛이 되는 느낌이었다.
마르코스는 구석에 서 있었다. 펜을 들고 있었지만 쓰지 못했다.
이런 순간을 기록하는 건 어렵다. 장엄함은 문자로 옮기면 반드시 작아진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써야 했다. 그게 일이었다.
"오늘부로 니케포로스를 제국의 능력황제로 선포한다."
테오도라의 목소리가 돔 아래 울렸다. 돌벽에 부딪혀 돌아왔다. 한 번 더 울렸다. 성전이 그녀의 목소리를 반복했다.
니케포로스는 무릎을 꿇었다.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제국의 명이다."
그녀가 정정했다.
작은 차이였다. 그러나 성전 안의 모든 사람이 들었다. 마르코스도 들었다. 니키타스도 들었다. 군단장들도 들었다.
폐하의 명이 아니라 제국의 명. 황제 개인이 아니라 제국이 선택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 제국이 선택한 것을 황제 개인이 거둘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마르코스는 그 한 문장을 적었다. 밑줄을 그었다. 나중에 쓸 일이 있을 것 같았다.
성직자의 축복이 이어졌다. 군단장들이 무릎을 꿇었다. 니키타스가 마지막으로 다가왔다.
"축하드립니다, 폐하."
니케포로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드니프로 중류.
화살이 먼저 왔다.
소리보다 빨랐다. 강 건너에서 날아온 화살이 목책에 박혔다. 나무가 쪼개지는 소리가 났다. 그 다음에야 함성이 들렸다.
제7군단 전초기지 세 곳이 동시에 공격받았다.
전초기지 나루터에서 보초를 서던 병사는 강 위의 안개가 걷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안개 아래서 배가 나왔다. 하나가 아니었다. 줄지어 나왔다. 낮고 빠른 배들이었다.
그는 종을 쳤다. 세 번.
세 번째 종이 울리기 전에 기병이 강변을 돌파했다.
보급 마차가 불탔다. 말이 비명을 질렀다. 연기가 세 갈래로 올랐다.
강 한가운데에 쇠사슬이 걸렸다. 굵었다. 양쪽 기둥에 고정되어 있었다. 상선 일곱 척이 하류에서 멈춰 섰다. 선원들이 갑판 위에서 소리쳤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건 도적이 아니었다.
계획된 봉쇄였다.
대성전.
문이 열렸다.
근위병 둘이 동시에 달려 들어왔다. 갑옷이 돌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성전 안에 울렸다. 의식 중 무장한 병사가 뛰어 들어오는 것은 한 가지 의미밖에 없었다.
성전 안이 식었다. 금빛 공기가 차가워졌다.
근위병이 보고서를 내밀었다. 니케포로스가 받아 들었다.
마르코스는 펜을 멈추지 않았다.
"드니프로 중류 나루터 세 곳 동시 공격. 제7군단 제2,3,4여단 고립. 상선 70여 척 억류. 강 하류 쇠사슬 설치 확인."
재상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이건 교란이 아니었다.
니케포로스가 보고서를 한 줄만 읽고 말했다.
"전면 봉쇄 준비입니다."
니키타스가 입을 열었다.
"아직은 국지적 충돌입니다—"
"아닙니다."
니케포로스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했다.
"강을 잠그면 헤르손이 묶입니다. 헤르손이 묶이면 흑해가 멈춥니다."
성전 안이 조용해졌다. 향 연기만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테오도라를 보았다.
"폐하, 이건 협상용 칼입니다."
테오도라는 잠시 침묵했다. 아까 선포를 할 때와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나 빛이 달라져 있었다. 해가 움직인 것이었다.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가 반쯤 걸려 있었다.
"그대는 어떻게 보오."
"2주 내 제7군단 및 주변 군단들을 재배치해야 합니다. 함대는 즉시 출항 준비."
"전면전입니까."
"지금 막지 않으면, 전면전이 됩니다."
드니프로 강.
스비아토슬라프의 선단은 이미 중류에 도달해 있었다. 소형 전투선이 양안을 따라 배치됐다. 강 한가운데는 비워두었다.
"도망칠 길은 열어둔다."
그가 말했다.
"그래야 제국이 움직인다."
노장이 물었다.
"전면전이 되면?"
스비아토슬라프는 강을 바라봤다. 물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봄이었다. 상류의 얼음이 녹아 물이 불어 있었다. 강이 제일 빠른 계절이었다.
"우리는 굶고 있다."
그게 답이었다.
그러나 답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제국 안에 자신의 움직임을 계산에 넣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접촉이 왔을 때 그는 경계했다. 두 번째에도 경계했다. 세 번째에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지금, 그 누군가의 계산이 틀리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계산한 자는 '압박'을 원했다. 스비아토슬라프는 '값'을 원했다. 같은 방향이었지만 같은 목적지는 아니었다.
강변에서 연기가 올랐다. 전초기지가 타는 연기였다. 그 연기 속에서 함성이 들렸다. 그의 부족이 아니었다. 동맹 부족이었다. 약탈을 시작한 소리였다.
아직은 작았다.
그러나 불은 작을 때 꺼야 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 불을 끌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도.
대성전.
테오도라는 한 걸음 내려왔다.
의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성직자가 축복의 마지막 구절을 읽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듣고 있지 않았다.
제국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니케포로스."
"예, 폐하."
"제국은 오늘 그대를 선포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시험한다."
니케포로스는 고개를 숙였다.
"전선으로 가겠습니다."
성전 안에서 웅성거림이 터졌다. 군단장 하나가 옆 사람에게 뭔가 말했다. 성직자가 축복을 멈췄다. 향로가 흔들리다 멈췄다.
선포식 당일에 전선을 선택한 능력황제.
의식보다 전쟁을 택한 것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니키타스는 그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너무 빠르다.
그의 설계에서 니케포로스는 수도에 머물러야 했다. 전선은 제7군단이 처리하고, 궁정은 흔들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다시 잡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의식이 끝나기도 전에 전선을 선택했다.
이건 배신이 아니다.
니키타스는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건 설계다.
그러나 설계가 틀렸을 때 누가 책임지는가.
오늘 아침까지 그 질문은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은 떠올랐다. 그것이 달라진 것이었다.
마르코스의 기록.
선포와 봉쇄가 같은 날 일어났다.
우연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정확했다. 선포식은 열흘 전부터 날짜가 잡혀 있었다. 봉쇄는 그 날짜에 맞춘 것처럼 터졌다.
우연은 날짜를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알고 있었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 두 사건 사이에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나 나는 그것을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관은 확인된 것만 쓴다.
대신 한 가지만 적었다. 선포식 날짜는 재상단이 결정했다. 재상은 다섯이다. 그 다섯 중 누가 날짜를 밖으로 보냈는지, 나는 모른다.
모른다는 것을 기록하는 것은 기록관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모른 척하는 것도 기록관의 일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