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 편지

《기록되지 않은 황제》

by 여철기 글쓰기

편지는 아침에 왔다.

황실함대 전령선이 헤르손에서 출발해 콘스탄티노플 항구에 닿은 것은 새벽이었다. 전령이 황궁 정문에 도착했을 때 해가 막 올라오고 있었다. 갑옷에 소금 냄새가 배어 있었다. 사흘밤낮을 쉬지 않고 온 냄새였다.

마르코스가 편지를 받아 들었다.

봉인을 확인했다. 니케포로스의 인장이었다.

수신인은 테오도라였다. 그러나 마르코스는 봉인 아래 작은 표시를 봤다. 재상단 공람 요청. 공식 서한이었다.

그는 편지를 들고 복도를 걸었다.

복도 끝에서 서기관 하나가 걸음을 멈췄다. 마르코스를 봤다. 편지를 봤다. 그리고 방향을 틀었다. 빠르게.

마르코스는 그것을 봤다.

회의는 오전에 소집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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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에는 다섯 재상이 모였다.

니키타스는 가장 늦게 들어왔다. 그러나 가장 준비된 얼굴이었다. 찻잔을 들었다. 내려놓았다. 서류를 한 번 펼쳤다. 닫았다.

테오도라가 편지를 읽었다.

소리 내어 읽지 않았다. 조용히 읽었다. 읽는 동안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다 읽고 나서 편지를 탁자 위에 놓았다.

"요지는."

마르코스가 말했다.

"제6군단 일만, 제8군단 일만오천, 제9군단 일만오천. 총 사만 차출 요청입니다. 각 군단에서 절반씩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원주둔지 잔류."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군사재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국지전이라 했습니다."

"그랬소."

니케포로스의 편지를 처음 받았을 때 회의에서 그 말을 한 사람은 니키타스였다. 군사재상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니키타스를 보며 말했다.

니키타스는 찻잔을 내려다봤다.

"헤르손 기습이 있었소. 황실함대가 전면 재배치됐소. 제3여단이 폴타바에서 퇴각했소."

외교재상이 말했다.

"그것만으로 사만 차출을 정당화할 수 있습니까. 제6, 8, 9군단은 각자 방어선이 있소. 그 절반을 빼면—"

"그 절반을 빼도 방어는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겠지."

테오도라가 말했다.

짧았다. 그러나 회의실이 멈췄다.

"능력황제가 판단한 것이오. 현장에서."


니키타스가 입을 열었다.

"사만이오."

목소리는 낮았다. 찻잔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사만이 드니프로로 가면, 수도 방어선은."

"수도군단 삼만에 근위군 일만이 있소."

군사재상이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무심하게.

"어차피 드니프로가 정리되면 돌아오오. 그때는 전장을 함께한 군단이 되어서."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군사재상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몰랐다. 그냥 한 말이었다.

니키타스의 손가락이 장부 모서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한 번. 두 번.

멈췄다.

테오도라가 니키타스를 봤다.

"무역재상."

"예, 폐하."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오."

니키타스가 찻잔을 들었다.

"제국의 균형입니다, 폐하."

"지금 균형이 깨진 곳은 어디요."

니키타스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대답하지 않았다.

테오도라는 탁자 위의 편지를 집었다.

"드니프로요."


결정은 빠르지 않았다.

오전 회의가 끝나고 오후에 다시 모였다. 숫자를 따졌다. 각 군단의 방어선을 검토했다. 제6군단이 빠지면 키이우 방면이 얇아진다. 제8, 9군단이 빠지면 동부 방어선이 문제다.

그러나 결국 숫자는 숫자였다.

현장이 달랐다.

오전은 왜 안 되는지를 따졌고, 오후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따졌다.

그 변화를 만든 것은 테오도라의 한마디였다.

"편지가 온 것은 요청이오. 그러나 편지를 쓴 이유는 하나요."

그녀가 말했다.

"국지전이 아니오."


저녁.

니키타스는 혼자 서고에 앉아 있었다.

장부를 펼쳐 놓았지만 읽지 않았다. 촛불이 흔들렸다.

결정은 났다. 사만 차출. 요청한 대로.

그는 계산했다.

스비아토슬라프는 지금쯤 초원에 사절을 보냈을 것이었다. 유목민이 모이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니케포로스가 사만을 받는다.

숫자가 달라진다.

자신이 설계한 것은 통제된 위기였다. 위기를 키우되 방향은 잡는다. 그게 계획이었다.

그러나 스비아토슬라프는 예상보다 멀리 갔다. 니케포로스는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테오도라는 예상보다 단호했다.

니키타스는 장부를 덮었다.

손가락 끝에 잉크 얼룩이 남아 있었다. 아무것도 쓰지 않았는데 얼룩이 있었다. 오래된 것이었다.

창밖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마르마라 바다였다.

"너무 빠르다."

그는 낮게 말했다.

아무도 듣지 못했다.


마르코스의 기록.

니케포로스의 편지가 도착한 날, 두 번의 회의가 열렸다.

결정은 났다. 사만 차출. 요청한 대로.

나는 두 회의를 모두 기록했다. 그러나 기록하지 못한 것이 있다.

오전 회의와 오후 회의 사이, 니키타스가 혼자 복도에 서 있었다. 창밖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 옆을 지나쳤다. 그는 나를 보지 못했다.

그 표정을 기록하는 방법을 나는 아직 모른다.

편지 한 장이 수도를 흔들었다. 그러나 수도는 결국 움직였다. 그것이 이 제국의 방식이었다.

— 제13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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