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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옥임 Jul 10. 2022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선생님, 많이 힘드실 텐데 포기하기 않고 끝까지 민수와 학급 아이들을 모두 손잡고 데리고 가시려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어제 오후 민수(가명) 어머니의 말씀대로 아이들이 하교하고 난 뒤 교육청 Wee 센터 상담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전 담임의 추천을 받아서 민수의 상담이 어제부터 시작되었는데 민수의 학교생활이 어떤지 알아야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전화를 드렸다며 어머니의 말씀으로는 전 담임 선생님께 아이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도움 주시기를 바라는 부탁 전화를 자주 받았었는데 이번 담임 선생님께는 아무런 전화가 없으셨다고 했단다.


1:1 상담이다 보니까 아이의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고 교실과 상담실에서의 아이 모습이 분명 다르기 때문에 민수를 위해서 담임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싶단다. 그래서 긴급 투입이 된 첫날부터 문제가 되는 아이들에 대해 기록한 내용들 가운데 미리 편집해 둔 민수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내용들만 간추린 내용이다.


1. 친구가 자신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다며 자주 말함 

해당 되는 아이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누면 자신이 원인을 만들어놓고 친구 탓만 함

2. 화장실에 벌레 등 문제가 생기면 앞장서서 해결한다고 변기 위 기물이 망가지거나 친구들의 옷을 젖게 함 

3. 쉬는 시간 나가지 않기로 되어 있는 1층 바깥 놀이터에 나가서 놀다가 늦게 들어옴

- 비오는 날 옷이 젖어서 들어오는 날도 있음

- 친구가 놀자고 해서 놀았다고 함 - 친구  핑계

4. 쉬는 시간 학급의 특정 아이를 곧잘 때림

친구가 때리라고 해서 때렸다고 함

해당 아이들은 민수가 그 친구를 잘 때리고 친구에게도 때리라고 시켰다 함  

5. 수업중 극 산만

- 자주 돌아다니거나 다른 친구 간섭함

-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지우개자 등으로 장난침

- 손에 늘 무엇인가를 들고 장난을 침

- 책상 위에 물건들이 쌓여있음

6.  친구들이 하지 말라고 만류하는데도 안하무인

- 작품판에 손을 대서 떨어뜨리고도 계속 건드림

7. 특히 특별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어나 있거나 돌아다니고 마스크 줄 등 장난감으로 장난

- 장난감 줄이 망가졌다며 엄마한테 혼난다고 수업시간 고쳐달라고 가지고 나옴

8. 교사 말에 집중하지 않음

- 활동하기 전 설명을 듣지 않고 어떻게 해요뭐해요어디까지 해요” 물어봄

- 5교시가 들은 날 날씨에 따라 점심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점심 직전에 설명했음에도 4교시 들은 줄 알았다며 가방 메고 가는 모습을 친구가 보고 만류했는데 신발주머니로 여러 번 때리고 실내화(고학년 언니가 안 된다고 했다 함)를 신고 갔다 함 – 엄마가 데리고 오심

9. 자신이 잘못한 일들에 대해 친구들 핑계를 많이 댐

- 해당 친구들을 불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자신이 잘못했다고 그제서야 인정함


위 문제들 가운데 일부는 많이 개선이 된 상태이고 전체적으로 볼 때 시간이 좀더 필요하나 이 시점에서 어머니의 도움이 개입된다면 우리 민수가 훨씬 더 빨리 좋아질 것 같은 판단에 어제 처음으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한 가지만 부탁드렸다고 했다.


민수가 많이 노력하고 있고 좋아진 상태이니 칭찬해 주시고 꼭 껴안아 주시면서  

"민수야, 선생님께 전화가 왔는데 우리 민수 잘 하고 있고 멋진 민수가 될 거라고 하셨어. 엄마도 우리 민수가 잘 할 거라고 믿어. 힘들겠지만 우리 조금만 더 힘내자!"하고 말해달라고 했다고 하자 

"사실 저도 동료 선생님을 통해서 그 반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지금이라도 힘이 있는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나 다행이예요.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민수의 문제점이 빨리 개선되어서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돕겠습니다."


진심은 통한다고 선생님의 뜻을 알고 조금씩 그리고 하나씩 달라지는 민수와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눈에 보이는 고지인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힘에 부치다 못해 포기하고 싶고 지쳐버린 심신으로 쉽게 일어날 수 없을 것 같다가도 오뚜기처럼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시작만 하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느끼기만 한다면 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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