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먼지처럼 쌓인다
감정이 쌓이는 모습을 떠올릴 때, 나는 종종 '먼지'를 생각한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워낙 미세해서 그냥 넘기기 일쑤다. 그런데 어느 순간, 창틀 위에, 책상 위에, 손이 자주 닿는 자리마다 얇게 내려앉아 있다. 그제야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으로는 깨끗하게 닦인 창틀과 책상을 그리면서도, 몸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만 알고 있는 나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막상 손으로 쓱 닦아보면, 손끝에 묻어나는 그 미세한 입자들이 돌돌 말려 괜히 기분이 나빠진다. 결국 물티슈 하나로 대충 훔쳐놓고 나머지는 또 미뤄버린다. 감정도 그렇다. 처음에는 작은 서운함, 가벼운 짜증,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으로 시작된다. 그때 바로 알아차리고 흘려보냈다면 아무 일도 아니었을 감정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점점 무거워진다. 원래보다 더 크고, 더 복잡한 덩어리가 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이 마음 한편을 짓누른다. 쌓인 감정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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